여행 6일 차
다음 날 튀르키예 전망을 보기 위해 첫날 주변 구경만 했던 갈라타 타워로 이동했다.
계획대로라면 트램을 타고 이동하려 했지만 호텔 직원이 돌무쉬를 타면 같은 가격으로 편하게 갈 수 있다고 하며 돌무쉬를 타는 곳까지 인도해 얼떨결에 타게 되었는데, 튀르키예를 여행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타게 된 돌무쉬였다.
뜻하지 않게 탔지만 튀르키예의 대중적인 교통수단 중 하나인 돌무쉬를 타게 돼 아침부터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호텔에서 직선으로 다리를 건너와 갈라타 타워까지 금방 올 수 있었다.
날씨 좋은 갈라타 타워를 기대하고 갔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날이 맑아지고 있다는 점에 위안을 삼았다.
정오 무렵쯤 왔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의아했지만 오히려 한적함 속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
갈라타 타워
6세기 비잔틴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시기 이곳에 처음으로 타워를 세웠으나 13세기 4차 십자군 원정대의 약탈 당시 파괴, 1267년 갈라타 지역(Pera)에 제노바의 식민지가 설립된 뒤 1348년에 면적을 확대하면서 이곳에 로마네스크 양식의 그리스도의 탑(Christea Turris)을 건설했는데 66.9m로 당시 도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고 한다.
제노아 시절에는 해상 감시탑으로 사용되다 오스만 제국의 점령 후에는 감옥으로 사용, 18세기에는 화재를 감시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17세기경 오스만의 발명가인 헤자르펜 아흐메트 첼레비가 이곳에서 3km가 넘는 위스퀴다르 지역까지 인류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장소였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뮤지엄패스 이용 가능
방문 당시에는 꼭대기층이 보수 공사하고 있어 7층까지만 입장 가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간 뒤 다시 한 층 더 올라가면 이스탄불 도시 모형과 함께 창문 쪽에 망원경이 비치되어 있다.
층수는 낮았지만 언덕에 있어 나름 높은 위치에서 주변 전망을 볼 수 있었는데 360도 파노라마 뷰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볼 수 있다.
카메라를 렌즈에 맞춰 이스탄불의 명소들을 사진으로 담아내기도 했는데 나름 찍는 재미가 있었다.
처음 왔을 때는 사람이 없었지만 구경을 다하고 내려가려고 했을 땐 사람들이 많아져 시간대를 잘 맞춰 조용히 구경하다 갈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내려갈 땐 계단을 이용했는데, 층마다 갈라타 타워 역사 설명 및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중간에는 ’헤자르펜 아흐메트 첼레비‘에 대한 3D 체험관이 별도로 있었다.
'헤자르펜 아흐메트 첼레비'는 17세기 때 자신의 몸에 글라이더를 달고 갈라타 타워에서 위스퀴다르까지 3km가 넘는 거리를 비행으로 해협을 넘어간 최초의 사람으로 기록되었다고 하는데, 학자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비행 관련해서는 튀르키예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라 민간공항이지만 그의 이름을 딴 '헤자르펜 공항'이 있기도 하다.
갈라타 타워 구경을 끝낸 후 어제 안쪽까지 보지 못한 돌마바흐체 궁전 부지에 있는 국립 고궁 회화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국립 고궁 회화 박물관
오스만 왕조의 궁전에서 수집한 19세기-20세기 초 예술품을 소장하는 박물관
돌마바흐체 궁전 바로 옆에는 국립 고궁 회화 박물관이 있는데 돌마바흐체 입장권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궁전 안을 마저 보지 못해 다시 방문했다.
아쉽게도 돌마바흐체에 있는 부지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 감상만 하고 나왔지만 내부는 궁전처럼 아름다워 그림과 함
께 관람하는 재미가 있었다.
회화 박물관을 나온 뒤 어제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돌마바흐체 부지를 다시 한 바퀴 돌던 중 보지 못한 하렘 입구가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어갔다.
보지 못한 다른 동의 하렘이어서 들뜬 마음으로 들어갔지만 설명이 없고 어제 봤던 하렘과 별 다른 차이점이 없어서 그런지 새로움은 금세 식어 빠르게 본 뒤 다시 나와 돌마바흐체 주변을 여유롭게 거닐며 구경했다.
갈라타 타워 때까지만 해도 흐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이 개 다시 한번 푸른 하늘 아래 돌마바흐체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루멜리 히사르
로마 땅에 지은 요새의 뜻으로 정복자 메흐메트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공략하기 위해 보스포루스 해협의 폭이 가장 좁은 부지인 이곳에 4개월 만에 축조한 요새이다.
흑해에서의 콘스탄티노플 물길을 차단해 목구멍의 칼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루멜리 히사르는 오스만 제국 시기에는 세관 검문소와 감옥 등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운영 시간
4월 1일-10월 31일: 09:00~19:00
11월 1일-3월 31일: 09:00~17:00
*월요일 휴무
뮤지엄패스 이용 가능
이스탄불에서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루멜리 히사르 주변 정류장에서 하차했는데, 내리자마자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보던 보스포루스 해협이 뚫려 있었고 그 사이로 요트들이 정박돼 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아 연신 카메라를 찍었다.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찾아온 여유로움 때문인지 주말과 같은 느낌이었다.
해안도로라 그런지 주변에 정차되어 있는 차들이 많았다.
안타깝게도 이번 튀르키예 여행에서는 보수 공사로 인해 제대로 관람하지 못한 곳이 많았는데 그중 한 곳이었던 루멜리 히사르였다.
보수 공사로 인해 내부 깊숙한 곳이나 성벽 위로 올라가 전망 좋은 위치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을 보지는 못했지만 불행 중 다행일까? 중턱까지는 올라갈 수 있어 해협을 관통하는 파티흐 술탄 메흐메트 다리와 함께 전망을 구경할 수 있었다.
루멜리 히사르 구경을 마친 뒤 마이덴 타워에 가기 위해 수상버스를 타려 했으나 파고 때문인지 앞에 있는 역에서는 정선하지 않아 20분 거리에 있는 베벡까지 걸어갔다.
여유만 있다면 이곳의 산책로를 거닐며 카페 탐방도 하며 하루를 보내도 괜찮을 것 같을 정도로 좋은 날이었다.
다행히도 이곳에는 내부 건물과 함께 수상버스 선착장이 있어 정상적으로 운항하였지만 아쉽게도 환승이 필요해 오르타쾨이(Ortaköy)까지 가는 수상버스를 탑승했다.
수상버스 1층은 실내, 2층은 야외 좌석으로 보스포루스 해협을 구경하기 위해 쌀쌀하지만 2층 좌석에 앉아 주변을 구경했는데 버스와 도보로 이동했을 때는 보지 못하는 경치들을 볼 수 있어 하나의 관광 코스로 포함시켜도 될 정도로 만족했다.
오르타쾨이에서 하차 후 위스퀴다르로 넘어가기 위해 다음 수상버스를 기다리는 중 앞에서 공연하고 있어 잠시 구경했는데, 유럽에서의 거리 공연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튀르키예 거리 공연은 좀 더 흥이 났다.
뜻밖의 환승으로 이러한 재미를 얻어 다시 한번 여행의 묘미를 느낀 순간이었다.
공연을 뒤로하고 위스퀴다르로 넘어왔을 때는 석양이 지고 있어 산책로를 걸으며 마이덴 타워로 향했으나 구글 지도에 있던 운영시간과 달라 결국 가지 못해 아쉬웠지만 산책로만 거닐며 석양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이스탄불의 새로운 장소를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마무리
이번 튀르키예 여행에서 가장 힐링된 날이었다.
휴식을 취하는 것도 힐링 여행이 될 수 있겠지만 자연 속에서 여유로움을 즐기는 힐링 여행을 하며 이스탄불을 느끼며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이스탄불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온다면 오늘 방문했던 장소 인근에 있는 카페와 맛집 탐방하며 여유로운 날을 보내보고 싶다.
위치:
○갈라타 타워
○루멜리 히사르
○오르타쾨이 광장
○위스퀴다르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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