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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사마르칸트 (Samarkant)

[우즈베키스탄 - 사마르칸트6] 레기스탄 광장

by 떠나볼까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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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6 일요일 (여행 10일차)

레기스탄 광장 (Registan Square)
티무르 제국의 수도였던 사마르칸트에서 중심지였던 장소이다. 레기스탄은 페르시아어로 '모래로 덮인 장소'를 의미하는데, 과거 중세시대 도시의 중심지를 '레기스탄'으로 불렀다.
광장은 정치, 종교, 상업 및 공개 처형 장소 등 다방면으로 중심지 역할을 한 레기스탄은 15-17세기에 걸쳐 세 개의 마드라사 (울루그 벡, 셰르도르 & 틸랴카리)가 건축돼 오늘날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레기스탄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

운영시간:
성수기 (2.20-11.19): 07:00-24:00
비수기 (11.20-2.19): 08:00-20:00

요금:
성인 50,000so'm
미성년자 (14세 미만) 25,000so'm
오디오 가이드 50,000so'm
사진 및 비디오 촬영 30,000so'm
투어 (최대 20인까지)
100,000so'm

 

우즈벡 여행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장소 1순위는 과거 실크로드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도시이자 그 도시에서도 중심지 역할을 한 레기스탄일 것이다. 

7년 전 봉사 활동 당시 접한 레기스탄 사진 한 장에 끌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두 눈으로 직접 레기스탄을 바라보니 태어나서 첫 해외여행을 갔을 때 느낀 감정을 다시 느끼는 기분이었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대표 중심지답게 사람이 많아 들뜬 기분을 더 상승시켰다.

왼쪽부터 울르그벡, 셰르도르 틸랴코리 마드라샤

 

울루그 벡 마드라사
울루그 벡 마드라사 (Ulugh Beg Madrasah)
1417-1420 사이 레기스탄 광장에 건설된 최초 마드라사. 
티무르 제국의 건국자인 아미르 티무르의 손자이자 4대 왕인 울루그 벡이 과학 및 문화 중심의 도시를 건설하고자 천문대와 함께 건설한 건축물이다. 
15세기 당시 이슬람 동부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학 중 하나로 명망을 떨쳤는데, 티무르 제국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17세기말까지 마드라사의 역할을 끝으로 역사에서 차츰 사라지다 1920년대부터 70년 넘게 진행된 복원 끝에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마드라사의 어원은 '배움'을 뜻하는 셈어의 'Darasa'와 어떤 장소를 뜻하는 'mafʿal(ah)' 단어가 결합돼 형성된 것으로 '배움의 장소', 즉 비이슬람권 기준으로 봤을 때 쉽게 학교의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

예나 지금이나 교육 백년지계는 나라의 근간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특히 과학을 추구한 울루그 벡으로서는 이쪽 방면으로 더 힘써 중심지에 이렇게 마드라사를 지었나 보다.

 

석양이 지는 레기스탄을 보기 위해 5시 반쯤에 들어왔는데, 마드라사 안은 이미 해가 들어오지 않아 조금 어두웠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사용했던 건물을 현재 상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이해가 안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건물의 쓰임새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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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내부에는 세 마드라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게 울루그 벡 천문대에 대한 소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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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가게 안에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는데, 2층으로 올라가면 중정 전체를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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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루그 벡 마드라사를 보고 나왔을 때는 이미 어두워져 건물에 조명이 켜져 있었는데, 오전, 석양 그리고 저녁 야경에 본 레기스탄은 제각기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한동안 주변 마드라사를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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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르도르 마드라사 
셰르도르 마드라사 (Sherdor Madrasah)
1619-1636 사이 레기스탄 광장에 건설된 두 번째 마드라사, 부하라 칸국 시대에 지어진 건축물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우상 숭배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동물 혹은 사람 묘사가 불가해 아라베스크와 같은 이슬람 전통 미술이 발전하였으나, 이곳 셰르도르에서 유일하게 태양에 사람이 묘사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당시 사마르칸트 지배자는 권력 과시를 위해 금기를 깨고 본인의 얼굴을 그림에 담았으나, 이를 관리한 건축가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살했다고 전해진다.
셰르도르라는 뜻은 '사자의 거처' 혹은 '사자가 있다'라는 뜻인데, 사슴을 사냥하는 포식자인 사자가 먹이를 쫓듯 학생들이 지식을 쫓고, 사자가 포획한 동물을 먹듯 쫓은 지식을 소화하라는 뜻을 전한다.
사자와 태양의 상징은 셀주크 전통에서 시작되었는데, 당시 셀주크 왕조의 정치 체제는 페르시아를 지향했기에 당시 사마르칸트가 페르시아 문화에 영향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슬람 우상 숭배 금지를 깨고 태양에 사람이 묘사되어 있어 유명한 셰르도르 마드라사는 티무르 시대에 지어진 건물이 아니지만 비비하눔 사원과 같이 푸른색 돔이 자리하고 있어 오히려 더 티무르 시대 건물인 것처럼 느껴졌다.

 

내부는 울루그 벡 마드라사와 별반 다를 것 없이 과거 신학교의 자리를 대신한 상점들이 있었고, 티무르 시대 복장이 있어 사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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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르도르 내부 (야경)

 

조명이 켜졌을 쯤에는 사람들이 많이 나가 비교적 여유롭게 구석구석 볼 수 있었는데, 밖에서 레기스탄 전체를 바라보는 각도도 좋았지만 안에서 하나하나씩 보는 것도 매우 아름다워 한동안 야경사진을 찍었다. 

둔황 여행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사막에 있는 도시들은 낮, 석양 그리고 야경 때 모두 저마다의 다른 매력을 볼 수 있어 같은 장소를 와도 매번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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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끝무렵에 담은 셰르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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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과 함께 뽐내고 있는 셰르도르

 

틸랴카리 마드라사
틸랴카리 마드라사 (Tilya-Kori Madrasah)
1646-1660 사이 지어진 마지막 마드라사, 부하라 칸국 시대에 지어진 건축물이다.
틸랴카리는 페르시아어로 '금박'이라는 뜻인데, 당시 부를 상징하는 화려한 푸른 옥색이 건물을 두르고, 돔에는 금으로 덮였다고 한다.
한때 비비하눔 사원의 붕괴와 쿠켈다시 사원이 해체되면서 한동안 사원의 역할을 했으며, 건축 스타일은 당시 부하라 마드라사 유형학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1920-1950년대에는 불완전한 돔, 첨탑 및 포탈이, 1970년대에 내부가 복원되었다.

 

동시대 지어진 셰르도르 마드라사의 이슈로 인해 더욱더 전통적인 양식으로 레기스탄 중앙에 지어진 틸랴카리 마드라사는 페르시아어로 '금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세 마드라사 중 유일하게 안에 예배당이 있는데, 이름답게 벽면에는 당시 부를 상징했던 푸른색과 금으로 장식돼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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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라카리 예배당에서의 예배 모습

 

예배당 양 옆에는 기념품 상점이 있는데, 벽면에는 19-20세기 당시 사마르칸트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 한

바퀴 돌면서 복원 전의 사마르칸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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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상점 벽면에는 19-20세기 당시 사마르칸트를 담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예배당 구경 후 나왔을 당시 이미 해가 져 조명이 켜져 있었는데, 해가 있을 때까지만 해도 못 느꼈지만 틸라카리의 야경을 접한 순간 어렸을 적 좋아했던 알라딘 게임과 만화를 봤던 시절이 떠올랐다.

돔이 있어서 그런지 중세 아랍 공주가 사는 궁이 바로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레기스탄 야경은 정말 아름다워 계속 돌아다니며 야경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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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한국인에게 있어 중앙아시아는 다소 생소한 것 같다. 가까이는 중국과 일본, 멀게는 미국과 유럽의 역사와 문화는 비교적 상세하게 배우고 익숙하지만 대항해시대 전까지 동서양을 잇는 허브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중앙아시아의 매력이 아직 빛을 발하고 있지 않아 한편으론 아쉽다.

물론 아랍권은 지난 몇십 년 간 테러 또는 무장단체로 매스컴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나에게 있어서도 흑백사고의 오류에 빠져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중국에 처음 방문하면서 편협된 사고를 가졌던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본 것처럼 이번 중앙아시아에서도 여행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아랍인과 그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특히 그 찬란한 유산 중심에 있는 레기스탄을 보며 아랍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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