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일 차
목차
I. 카이로 성채
I.I.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
I.II. 알 나시르 무함마드 이븐 칼라운 술탄 모스크
I.III. 성채 감옥
I.IV. 이집트 군사 박물관
카이로 성채(Cairo Citadel)
12세기 아이유브 왕조의 건국자인 살라딘이 십자군으로부터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1176년 카이로 중심부 근처의 모카탐 언덕 부지에 건축을 시작으로 맘루크, 오스만 제국 그리고 이집트 왕국 시대에 증축 및 수리를 하며 수백 년 동안 통치자의 거주지로 사용된 장소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당시 이집트 총독이었던 무함마드 알리가 오스만 제국의 술탄과의 정치적 문제로 이와 연관 있던 맘루크 500명을 초대하여 학살한 무대이기도 하며, 그와 동시에 이집트가 공화제로 가기 위한 발판을 만들어준 무대이기도 하다.
관람 소요시간: 약 2시간 20분
입장료: 450 EGP
운영시간: 08:00-17:00
*24년 9월 기준
이집트 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은 장소 중 한 곳이었던 카이로(살라딘) 성채.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이기에 방문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관용의 정복자였던 살라딘(Saladin)이 남긴 흔적이어서 오고 싶었던 이유가 가장 컸다.
11시가 다 돼가는 시간에 도착했지만 피라미드와는 다르게 사람이 많지 않아 비교적 여유롭게 입장할 수 있었다.
카이로 성채 티켓에 있는 사진은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 내부에 있는 메카 방향에 위치한 아치형 니치인 미흐라브(Mihrab)와 설교단인 민바르(Minbar)로, 성채 내 주요 관람 포인트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내부는 생각보다 컸지만 제한된 장소만 입장할 수 있었기에 길을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Muhammad Ali Mosque)
근대 이집트의 아버지인 무함마드 알리가 건축한 모스크로 1830-1848년 사이에 착공, 그의 아들인 사이드 파샤 시대인 1857년에 완공되었다.
안뜰에는 당시 무함마드 알리가 룩소르에 있는 오벨리스크를 프랑스에게 선물하고 답례품으로 받은 시계탑이 있는데, 이곳에 오기 전부터 작동되지 않은 것이 지금까지 그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이전 맘루크와는 다르게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는 오스만 건축 양식을 적용하여 82미터 높이의 두 원통형 첨탑(미나렛)과 발코니 형태로 건축, 두 첨탑과 함께 중앙 돔과 그 주위로 4개의 반원형 돔이 감싸고 있는데, 이 양식은 술탄의 권위 나타내는 특징으로 사실상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이집트의 독립을 도전적으로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건축 양식이기도 하다.
오스만 제국의 속주로 있다 공화제로 가기 위한 과정 속에서 중추 역할을 한 근대 이집트의 아버지인 무함마드 알리가 건축한 모스크이기도 하지만 내부도 아름다워 카이로 성채는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목적이 가장 크지 않나 싶다.
급변하는 시기, 서구식 제도를 도입해 이집트를 개혁하며 경제적으로는 산업혁명을 시작하고, 군사적으로는 종주국인 오스만 제국의 군대를 물리치기까지 했던 이집트의 부흥과 도약의 시대를 연 인물인 무함마드 알리가 건축한 모스크여서 그런지 이집트 여행하며 본 모스크 중 가장 아름다웠다.
안뜰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벗어나 이집트에 대한 세습 통치권을 이어나간 무함마드 알리 왕조는 1952년 쿠데타 전까지 유지, 그 뒤로 공화국이 들어서 이곳은 아래에 있는 나시르 모스크와는 다르게 수탈 없이 그 모습을 유지해 더 빛났다.
메카의 방향을 나타내는 "미흐라브" 그리고 이맘이 설교하는 층계 연단인 민바르
안이 매우 아름다워 아스탄불의 블루 모스크처럼 한동안 바닥에 앉아 주변을 보며 눈에 담았다.
알 나시르 무함마드 이븐 칼라운 술탄 모스크(Mosque of Sultan Al-Nasir Muhammad Ibn Qalawun)
"맘루크 왕조" 튀르크-바흐리계(1250-1382) 9·12·14대 술탄인 알 나시르 무함마드가 14세기 초에 지은 성채 내 왕실 모스크로,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 아래에 위치해 있다.
오스만 제국 점령 후 당시 술탄이었던 "셀림 1세"가 장식들을 뜯어 이스탄불로 가져가기 전까지 카이로에서 가장 화려했던 모스크였다고 한다.
오스만 제국 침공으로 인해 돔이 파괴, 근대에는 감옥으로 사용되다 20세기에 들어서 다시 모스크로서의 모습으로 복구되었다.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알 무이즈 거리에 있는 알 나시르 복합 단지의 주인인 나시르 무함마드는 이곳에도 모스크를 건축했다.
아쉽게도 시간이 흐르며 파괴되기도 했고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수탈 당해 옛 모습을 잃었지만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 맘루크 시대 양식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장소이다.
모스크 천장의 타일 장식.
온전히 남아 있는 건 절반 채 되지 않았다.
지나가던 중 아랍 관광객들이 관리자인 듯한 남성에게 질문하자 자리에 앉으며 설명을 시작했는데, 모스크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것 같았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모스크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보니 종교와 언어가 가져다주는 게 다시 한번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성채 감옥
군사 시설 중 하나로 여겨진 감옥은 성채 내 여러 곳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곳 외에도 성채 북쪽에 있는 술레이만 알 카뎀 모스크 옆에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 경찰박물관 입구에 위치한 이 감옥은 1874년 압딘 궁전으로 옮긴 뒤 만들어진 것으로, 지난 세기 동안 유명인사와 정치인들이 투옥돼 유명해졌다고 한다.
1932년 푸아드 왕 통치 기간에 지어진 고문실인 rings room은 프랑스 바스타유 감옥에 있는 고문실을 모델로 만들어져 유명하기도 하다.
경찰 박물관으로 가기 전에 있는 성채 감옥.
각 방에는 모형과 함께 당시 사용되었던 고문실이 있어 가볍게 구경할 수 있다.
경찰 박물관 앞에서 바라본 카이로 시내 전망, 사막의 도시답게 대체로 도시 색이 노랗다.
멀리서나마 피라미드를 볼 수 있기도 하다.
이집트 군사 박물관
군사적 목적으로 건축된 성채라 그런지 카이로 성채 안에는 군사 박물관이 있다.
이름에 맞게 전쟁과 관련된 소장품들이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시되어 있어 가볍게 보기 좋았다.
마무리
중세부터 근대까지 이집트의 방향은 이곳에서 결정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곳은 수백 년간 이집트 통치자들이 거쳐가 성벽 외에도 화려한 모스크뿐만 아니라 카이로 전경을 보기 좋은 장소이다.
살라딘이 남긴 성채에서 카이로 전경과 피라미드를 보니 다시 한번 '킹덤 오브 헤븐'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하루였다.
위치:
○카이로 성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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