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즈베키스탄/타슈켄트 (Tashkent)

[우즈베키스탄 - 타슈켄트3] 초르수 바자르 (Chorsu Bazaar)

by 떠나볼까 2022. 12. 17.
반응형

2022.10.12 수요일 (여행 6일차)

초르수 시장 (Chorsu Bazaar)
우즈베키스탄과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올드시티'라 불리는 알마자르 (Almazar)에 있다.
중세시대 때부터 알려진 초르수는 페르시아어로 '교차로' 또는 '네 개의 도로 혹은 물길이 만나는 곳을 뜻한다. 
메인 건물인 푸른 돔 건물과 그 주변에서 다양한 생필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음 날 아침, 점심도 때울 겸 해서 첫 방문지로 초르수 시장에 갔다. 봉사활동 당시 방문했을 때는 진눈깨비가 내리는 흐릿한 날씨에 시장 안에서 암환전을 해서 그랬는지 무서운 장소 중 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번 여행 통해 이전에 방문했던 곳을 재방문해 보니 부정적인 인식은 바로 사라지고 어떤 재미가 있을지 기대되었다. 

 

평일에 방문한 초르수 시장은 예상과는 다르게 어느 정도 사람이 있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 우즈벡 노래가 나와 우즈벡 분위기가 물씬 났다.

초르수 시장

 

초르수 시장 메인 건물

메인 건물 안 1층에는 주로 반찬거리·육류를, 2층에는 견과류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평소 본 적 없는 부위도 팔아 매우 신기했다.

  • 1층

 

꼬리는 자주 봤지만 혀? 는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크다.

초르수 시장 메인 건물 1층

 

  • 2층

2층 견과류

 

현지인들의 생활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물건 구경보다 사람 구경이 더 재밌어 2층에서 구경하다 나온 후 주변을 돌아다녔다.

 

초르수 메인 건물 주변 시장

건물 주변 시장에서는 과일·채소·식재료 등을 팔고 있었는데, 이때는 계속 이동해야 하는 것을 염려해 과일을 사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살짝 후회된다. (우즈벡 과일은 매우 달아 맛이 일품이었다)

과일 코너
채소 코너
우즈벡의 주식인 리뾰쉬카가 있다
리뾰쉬카 코너

 

주변을 둘러봤지만 음식점을 딱히 찾지 못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을 발견해 어떤 물건을 파는지 둘러보았다.

빵 코너 옆에 내려가는 길이 있다

 

초르수 시장 아래 

메인 건물 아래 시장에서는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흔한 물건들과 함께 안쪽으로 들어가면 의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슬람과 중앙아시아 느낌이 물씬 나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본 초르수 시장보다 아래의 초르수 시장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예전 실크로드 풍경이 이랬을까?

 

초르수 시장 푸드코트

앞으로 가다 보면 푸드코트가 있는데, 생각처럼 다양한 음식은 팔지 않고 흔한 꼬치에 쁠롭을 팔았다. 하지만 내 목적은 양꼬치에 쁠롭이었기 때문에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가 꼬치 세 개에 쁠롭 하나를 주문해 뒤쪽 아무 자리에 가 앉았다.

꼬치 하나에 아마 15,000숨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75,000숨

 

꼬치는 생각보다 짜 밥을 먹으면서 물 절반 정도 마셨다. 시장에는 외국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그런지 매우 관심 있는 표정으로 한국에서 왔냐면서 반갑게 말을 걸어주셨다. 그러다 앞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아 빵을 드시면서 우즈벡 여행은 어떤지 불편한 건 없는지 물어봐 주셔서 짧은 러시아어로 대화하다 밥을 다 먹고 계산하려고 할 때 할머니께서 외국인이라 더 계산하는 건 없는지 직접 확인해 주시고 내가 내는 돈이 맞다고 말씀해 주셨을 때 매우 감동이었다.

 

그분에게 있어 사소한 챙김일 수 있으나 나에게는 그 사소한 배려가 우즈벡과 우즈벡 사람에 대한 인상을 매우 좋게 심게 된 날 중 하나였다. 이런 계기가 쌓여 다시금 그 나라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식사를 마친 후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가는 길에 구멍가게에 들러 콜라 한 병을 샀다. 캔이 없어 병으로 샀는데, 마시고 반납해야 한다 해서 가게 안에서 빨리 마시고 나가려고 했는데, 점원이 한국인이냐고 물어 맞다고 하니 옆에 있는 삼촌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하며 불러왔다.

 

한국어를 배워 한국으로 일하러 가고 싶다는 그 삼촌분은 핸드폰으로 교재를 보며 독학하고 있었다.

6년 전 동남아 여행을 갔을 때도 느끼지 못했지만 여기서 충격받은 건, 그 삼촌이라는 분이 사용했던 스마트폰은 얼핏 봐도 10년 전 내가 사용했던 아이폰4보다 좋지 않아 보였고, 가게 점원의 휴대폰은 심지어 스마트폰이 아니었다. 

 

찰나에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던 내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물론 불법체류 혹은 마약 등의 불법 행위로 한국 사회를 아프게 하는 나쁜 외국인들도 있겠지만 그 짧은 시간에 그들과 함께 모든 외국인 노동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편견을 가지면 안 되겠다고 반성하며, 단순하게 좀 더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한국으로 일하러 가려는 그 삼촌분에게 진심으로 한국에서 일하는 날이 오도록 응원했다.

 

점원 친구와는 영어로 소통이 가능해 이것저것 얘기하며 주로 한국에 대한 소개를 하다 사진을 찍은 후 다음 행선지인 하즈라티 이맘 사원으로 이동했다.

이 가게 안에서 40분 정도 대화를 이어나갔다..

 

 

마무리 글

초르수 의미에 맞게 나 또한 초르수 시장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우즈벡에서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시장을 둘러보며 만난 우즈벡 사람들은 모두 순박했고 차별 아닌 관심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앞으로 여행하면서 안 좋은 사람들도 만나겠지만 적어도 우즈벡에서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걸 초르수 시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위치: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