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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차나칼레 (Çanakkale)

[튀르키예 - 차나칼레2] 트로이 박물관 / 트로이 유적지

by 떠나볼까 2024.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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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8일 차 

 

차나칼레 도심에서 약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트로이 박물관은 트로이 유적지와 더불어 인근 트로이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장소 중 한 곳이다.

외곽에 있어서 그럴까?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 찾는 사람이 없을 줄 알았지만 막상 박물관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트로이 박물관
2018년 개장한 박물관으로 트로이와 인근 섬에 있는 고대 도시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은 4층 구조로 1층부터 트로이 인근의 고대 도시, 연대별 트로이 발전 단계, 청동기 시대, 로마 시대, 철기 시대 및 트로이 발굴 역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뮤지엄패스 이용 가능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트로이 박물관은 과거 도시 국가였던 그리스 인근 고대 도시들의 유물을 한 곳에 모아 전시하기 위해 지어진 곳으로 이를 위해 튀르키예 전국에 있던 유물이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국립익산박물관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트로이 박물관은 튀르키예 여느 박물관과 같이 야외에도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좌측에는 기념품샵, 우측에는 전시관이 있는데, 본격적으로 관람하기 전 마그넷과 어느 전시품이 유명한지 보기 위해 기념품샵에 들어가 구경했다.

마음에 드는 마그넷은 발견하지 못해 트로이를 상징하는 목마를 샀다

 

관람을 시작하면서 눈에 띄는 석관이 하나 있었는데, 기원전 4세기경 제작된 그리스·페르시아 양식의 아트쿨라치 석관(Altıkulaç Sarcophagus)이었다.

채석된 흔적이 남아 있어 이스탄불에서 본 알렉산더 석관이 떠오르는 한편 과거 페르시아의 영향력이 아나톨리아 반도 끝까지 미쳤다는 점에서 나중에는 페르시아의 본고장인 이란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층은 기본적으로 인근 고대 도시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스탄불에 있는 고고학 박물관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 가볍게 구경했다.

금월계관
따봉천사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의 주 무대여서 그런지 그리스어가 보인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기둥을 볼 기회가 많다.

'도리스 → 이오니아 → 코린트' 순서로 총 3가지 유형의 기둥 양식이 존재하는데, 이곳에는 이오니아식의 기둥만 전시되어 있었지만 나머지 두 기둥에 대한 설명들도 있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모르는 관광객들에게 이해를 돕는 유익한 정보가 있었다.

 

*기둥 양식 설명: 토스카나/일반 도리스 양식(상단), 두 유형의 이오니아 양식(중간), 코린트/컴포지트 양식(하단)

출처: By Converted to PNG and optimised by w:User:stw. - http://artfl.uchicago.edu/images/encyclopedie/V18/plate_18_6_7.jpeg,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47982

 

2층으로 올라가면 트로이 역사와 함께 트로이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트로이 주택 구조
트로이 왕국의 도시 구조
트로이 의학 용품

 

3층에는 그 외 고대 시대, 프리기아부터 로마 시대까지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3층에 있는 유물 중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폴릭세네 석관이 아닌가 싶다.

 

기원전 6세기 아나톨리아 반도 중서부에서 활동한 고대  프리기아 왕국 영토에서 발견된 형상 부조가 있는 최초의 석관인 폴릭세네 석관은 고대 그리스 양식으로, 석관에 트로이 전쟁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트로이 왕이었던 프리아모스와 여왕 헤카베의 딸인 폴릭세네의 희생 장면이 그려져 있어 '폴릭세네 석관'으로 불린다.

8-10번 째 사람들이 사람 한 명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주인공이 폴리세나이다. 보통 석관에 저렇게 구멍이 나 있다는 것은 도굴 당했다는 뜻을 의미한다.

 

폴릭세네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트로이 전쟁의 영웅인 아킬레우스의 죽음과 관련하여 등장하는 인물로 아킬레우스의 묘지에 제물로 바쳐진 비운의 인물이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동상

 

마지막 층은 트로이 발굴 역사관으로 잔해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대 타일

 

여유롭게 돌아 관람하는데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트로이 유적지
199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트로이 유적지는 4,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고 유적지 중 한 곳이다.

긴 세월 동안 파괴되고 재건되었지만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결과적으로 토층에 따른 9개의 시대별 트로이 유적이 남아 있다.

 

트로이 박물관에서 약 8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트로이 유적지는 고대 트로이부터 로마 시대까지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오랜 흔적을 가지고 있는 유적지인 만큼 층별 트로이 시기가 구분되어 있지만 서양 세계에 있어서는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로마 역사의 시작이 트로이 출신의 아이네아스에서 시작되어서 그런지 방문 당시 로마 제국의 후예인 유럽인이 주를 이뤘다.

층(시기) 시기 시대
트로이아 0 기원전 3600-3000년 신석기~초기 청동기 시대
트로이아 I 기원전 3000-2550년 초기 청동기 시대
트로이아 II 기원전 2500-2300년
트로이아 III 기원전 2300-2200년
트로이아 IV 기원전 2200-2000년
트로이아 V 기원전 2000-1750년
트로이아 VI 기원전 1750-1300년 중기~후기 청동기 시대
트로이아 VII-a 기원전 1300-1180년 후기 청동기 시대
트로이아 VII-b 기원전 1180-950년 후기 청동기 시대~암흑 시대
트로이아 VIII 기원전 950-85년 고전기 그리스~헬레니즘
트로이아 IX 기원전 85-서기 500년 로마 시대

 

우리에게는 유명한 밀라노 칙령을 선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도 한때 트로이를 수도로 삼을 생각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로 천도할 때 로마와 연결하기 위해 남긴 흔적을 보면 이해가 간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근본이 되는 최초 국가, 단군조선의 유적지가 대규모로 발견돼 인기 관광지로 부상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번 트로이 발굴의 대단함을 느꼈다.

트로이 6기(기원전 1750-1300년)에 만들어진 도시 성벽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트로이는 고대 그리스어로 일리오스(Ilios), 히타이트어로는 윌루사(Wilusa)로 알려져 부지를 돌다 보면 트로이를 나타내는 고대 단어가 새겨진 푯말을 볼 수 있다.

 

트로이 8기-9기의 아테네 신전 부지

 

아테네 신전의 격자천장(coffered ceiling) 조각
아테네 신전의 격자천장(coffered ceiling) 조각
아테네 신전의 원주형 기둥 조각

 

트로이 2기 성채 및 메가론

메가론(Megaron)은 고대 그리스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건축 형태로 궁전이나 주택의 가운데 있는 큰 방을 가리키는데 현재는 터만 남아 있다.

 

트로이 2기 시대 복원된 성벽의 모습

 

트로이 1기 요새 성벽(기원전 2920년)

4미터 아래 있던 트로이 1기 요새 성벽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퇴적층별 트로이 시기

 

트로이 2기 왕궁 

 

트로이 6기 왕궁 단지 안에 있는 주택

출처: By Carole Raddato from FRANKFURT, Germany - Troy (Ilion), TurkeyUploaded by Marcus Cyron, CC BY-SA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0145059

 

트로이 8기-9기 성역

트로이는 그리스와 로마 시대 당시 중요한 종교 중심지 역할도 했다고 전해지는데, 이를 대변하듯 트로이 유적지에도 성역이 있다.

중앙에 있는 제단은 기원전 7~6세기 후반에 건립된 석회암 제단이다

 

성소가 어느 신에게 봉헌되었는지는 현재까지도 불분명하지만 주변에서 발견되는 토기 조각상을 봤을 때는 트로이의 시조인 다르다노스로 추정된다고 한다.

 

야외음악당 오데이온(Odeion)

 

트로이 6기-7기 남문

성채까지 이어진 도로로 현재는 그 흔적만 찾아볼 수 있어 아쉬울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당시에도 포석 아래 배수로를 발견할 수 있는 등 기원전 1000년이 넘는 시대에도 이러한 건축술이 있었다는 점에 놀라웠고 오히려 로마 유적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것들을 그보다 더 오래된 트로이 유적지에서 보니 새삼 트로이가 더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트로이 8기-9기 볼레우테리온(bouleuterion)

볼레우테리온은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그리스에서 정치적 안건을 안건을 논의하는 장소로 현재의 의사당과 같은 장소이다.

 

관람 시간은 50분 정도로 의외로 짧다고 느꼈지만 가이드와 함께 온 그룹이 먼저 간 것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여유롭게 본 것 같다.

 

마무리

차나칼레에 있는 트로이 유적지는 렌터카 여행이 아닌 이상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고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거리가 멀어 힘들지만 렌터카 여행 그리고 이스탄불에서 이즈미르 또는 셀추크로 방향을 정한 여행객이라면 경유지로 선택해 로마가 본인들의 조상 발상지로 여겼던 트로이 유적지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위치:

○트로이 박물관

 

○트로이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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