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6 일요일 (여행 10일차)
아프라시압 박물관 (Afrasiyab Museum)
기원전 7-6세기 소그드인 문화 중심지로부터 시작해 기원후 1220년까지 (몽골 침입 전) 존재했던 고대 도시 아프라시압 유적지에 위치한 아프라시압 박물관은 19-20세기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굴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 최초로 자리 잡은 소그드인의 유물부터 시작해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을 통해 동서양의 융합으로 탄생된 헬레니즘 문화가 깃들어 있는 유물 및 이슬람 문화가 녹아든 유물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데, 그중 대표 소장품인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가 우리에게는 고구려 사신 모습이 담겨 있어 그 당시 실크로드 중심지라는 타이틀을 잘 나타내는 대표 전시품이다.
○운영시간:
월-일: 09:00-17:00
○요금:
성인 - 20,000s'om
지도상으로 샤히진다 영묘 옆에 있는 공동묘지 통해 아프라시압 박물관 쪽으로 가로질러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넘어간 후 약 5분 정도 가면 아프라시압 박물관에 도착하는데, 이번 여행에 있어 가장 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이자 이 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인 '아프라시압 벽화'를 볼 생각에 큰 기대를 갖고 안으로 들어갔다.
1층: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 (Afrasiab murals)
1965년 옛 궁전터 중심부에서 도로 공사 중 발굴된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는 아랍 문화가 퍼지기 전인 648-651년 혹은 658년 직후 (7세기) 소그드 시대 당시 제작된 것으로 추청 돼 벽화를 통해 당시 소그드인의 문화 양식을 엿볼 수 있다.
벽화에는 당시 사마르칸트를 지배했던 소그디아나 이흐쉬드·Ikhshid (왕)인 바르후만 (Varkhuman)의 모습이 남아 있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정면에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가 위치해 있는데, 바로 오른쪽에 궁전 벽화를 소개하는 영상시청실이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공동제작한 영상이라 한국어도 있는데, 다른 언어로 영상을 틀어 주거나 미리 보고 싶다면 아래 유튜브 링크 통해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vYTtY6hQPc
영상 시청 후 나와 바로 오른쪽으로 가면 대망의 궁전 벽화를 볼 수 있다.
○서벽 (정면): 사신단 접견
입구 기준 정면에 보이는 벽화는 바르후만 왕이 각국 사신단을 접견하는 장면인데, 소그디아나 위치를 기준으로 각국 사신단 위치를 정해 놓은 것 같았다. (고구려 사신 앞에는 티벳 사신단이 위치해 있다)
가장 우측에는 환두대도와 조우관을 쓴 고구려 사신단이 있는데, 영상이나 사진을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당과의 전쟁으로 인해 당시 고구려가 실제로 사신을 보냈다는 견해에는 의견이 분분하나, 만약 실제로 사신을 파견했다면
지금이야 안전은 기본값으로 비행기를 통해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지만 혼란스러웠던 7세기 당시 국가를 대표하여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 수천 리를 간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사명감과 책임감이 아니면 할 수 없었을 텐데 이를 해내 이곳에서 그 결과를 볼 수 있음에 지금도 이어지는 한민족의 기상에 대단함을 느꼈다.
○남벽 (좌측): 행렬도
입구 기준 좌측에 보이는 벽화는 바르후만 왕의 행렬도이다. 방문 당시 바르후만 왕이 있는 부분만 볼 수 있었는데, 그래도 남벽은 서벽과 비교해 색이 다소 남아 있었다.
○북벽 (우측): 당나라 묘사
입구 기준 우측에는 한 면 모두 당나라 인물들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7세기 당시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었던 당나라로부터 강주 도독(康居都督) 칭호를 받은 바르후만 왕, 소그드인들이 당나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강주: 소그디아나 지역
역사에 만약이란 없겠지만 그럼에도 만약 고구려가 당에 멸망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나만의 상상을 펼쳤다.
○동벽 (후면): 인도 혹은 조로아스터교 천국 묘사
상대적으로 적게 보존된 동벽의 경우, 인도 혹은 조로아스터교의 천국을 묘사하고 있다고 하는데 육안으로 보기에는 형상조차 확인할 수 없어 흥미가 반감되었다.
1층: 소그드인, 헬레니즘 유물 전시품
궁전 벽화 전시관을 나와 우측으로 가면 소그드인 및 알렉산더 동방 원정 후 융화돼 이곳에 녹아든 헬레니즘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관으로 갈 수 있다.
역사책에서만 배우던 알렉산더의 흔적과 이슬람 문화가 도래하기 전 소그드 시대에 남아 있던 조로아스터교의 흔적도 이곳에서 볼 수 있어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2층: 아랍시대 도래 그리고 몽골제국의 출현
2층 중앙에는 특별전시관처럼 보이는 실크로드를 주제로 한 중국관이 있었다. 볼거리는 없었지만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를 통해 이전부터 교류한 내용을 중국 관점에서 설명한 것을 보니 한편으론 부러웠고, 교역으로 최대 수혜를 받은 시안 (장안)이 당대 최대 도시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복도에는 중앙아시아에 아랍시대 자리 잡은 이후 발굴된 도자기, 장식돌 및 대장간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람들이 왜 1층만 보고 간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간단한 설명 그리고 흥미를 유발할 만한 전시품이 1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대충 보고 나왔다.
아프라시압 유적지
박물관을 나와 바로 오른쪽으로 가면 유적지로 갈 수 있다.
과거에는 소그드인의 찬란한 상업 문화가 꽃피워 소그디아나만의 특징을 가진 건물들이 즐비했겠지만 13세기 몽골 제국에 의해 멸망 및 폐허가 된 후 그저 아무 모습도 남지 않은 황무지가 되었지만, 과거 찬란했던 시대에 실크로드 중심지로서 여러 나라의 상인들을 맞이했던 것처럼 지금도 이 자리에서 세계 각국의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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