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1일 차
목차
I. 틀로스(Tlos)
II. 사클리켄트 국립공원(Saklıkent National Park)
석회 온천과 히에라폴리스를 끝으로 파묵칼레에서의 여행 일정은 종료돼 다음 장소이자 안탈리아를 가기 전 하루 머물기로 한 중간 장소인 카쉬를 향해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날씨 앱에서는 분명히 비 소식은 없었는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구름이 가득해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내려갈수록 날씨가 맑아졌다.
틀로스(Tlos)
고대 국가 리키아의 대도시이자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으로 등장하는 벨레로폰과 그의 페가수스가 산 곳으로 유명한 틀로스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트로이의 동맹으로 묘사될 정도로 역사가 긴 고대 도시이다.
언덕 정상에는 종교 중심지이자 요새 그리고 고위층이 거주하는 장소로 공동체의 중심지 역할로 사용되었던 아크로폴리스가 있다.
그리스, 페르시아 그리고 셀레우코스 등의 지배를 받다 기원전 2세기 로마로부터 자유를 얻게 된 리키아는 이후 23개의 도시로 이뤄진 리키아 연맹을 구성, 도시의 규모에 따라 대표자 수를 선정하여 불레우테리온(Bouleuterion)에서 사안을 결정하였는데, 이때 구성되었던 연맹이 오늘날의 미국 연방제도가 확립되는데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리키아 연맹의 6대 도시 중 한 곳으로, 로마 시대에서는 '리키아에서 매우 빛나는 대도시(Very brilliant metropolis of the Lycian nation)'라고 불린 것을 보았을 때 당시 틀로스가 연맹 체제에서 얼마나 중심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뮤지엄패스 이용 가능
파묵칼레에서 약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틀로스는 산악 지대에 있기도 하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 접근성이 떨어졌지만 카쉬 가는 방향에 있어 들렸다.
아무 생각 없이 왔지만 틀로스에 대한 역사 소개를 보며 이곳이 그리스 신화 영웅 중 한 명인 벨레로폰과 관련 있는 도시였다는 점을 알게 돼 그리스 신화에 대해 한층 더 알아갈 수 있었다.
아크로폴리스 주변 곳곳에는 고대 도시 틀로스의 흔적들이 남아 있었고 이를 설명해 주는 안내판이 있어 주변을 보며 과거에는 어땠을지 상상을 해가며 아크로폴리스 상부층으로 올라갔다.
지금까지 봐왔던 로마 문화 영향을 받은 고대 도시들의 네크로폴리스와는 다르게 틀로스는 그전부터 언덕 경사지에 안장된 다른 유형의 네크로폴리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로마 영향을 받은 만큼 이곳 역시 첨두아치형 지붕을 가지고 있는 리키아식 석관과 삼각형 지붕을 가지고 있는 로마식 석관이 모두 공존해 있었다.
11월 중순의 날씨였지만 체감상 우리나라의 10월 초 날씨 정도와 같아 낮에는 더워 올라가는데 땀이 났지만, 정상에 올라갔을 때 보이던 주변 경치가 매우 아름다워 금세 잊었다.
오스만 제국 시절까지의 흔적이 남아 있어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이 공존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그리스·로마 전후 흔적을 아직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고, 조용히 현지인들 삶 속에 함께 공존해 있는 틀로스를 보며 렌터카 여행의 장점을 다시 한번 크게 느꼈다.
파묵칼레에서 틀로스 그리고 사클리켄트 협곡까지 가는 길에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운전을 해서 카메라로 담아내지 못했다.
사클리켄트 국립공원( Saklıkent National Park )
협곡으로도 잘 알려진 '숨겨진 도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사클리켄트 국립공원은 깊이 300m, 길이 18km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중 하나가 있는 곳으로 수천 년에 걸쳐 흐르는 물에 암석이 마모돼 형성되었다고 한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1001 중 한 곳이기도 하다.
협곡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 주차장에 25리라를 내고 주차하면 협곡 안까지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주변에는 마그넷 등의 기념품을 파는 작은 상점들이 있어 온 김에 하나 사가기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협곡에서 발이나 담그며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 날씨 때문인지 사람도 없고 사진에서 봤던 분위기가 나지 않아 협곡 구경만 하고 나왔는데, 여름에 방문한다면 협곡 앞에서 시원한 바람 속에 식사를 하며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적지와는 다른 관광지라 그럴까? 입장료가 매우 저렴했다.
협곡이라 낙석 위험이 있어 입구 앞에는 안전모가 비치되어 있었지만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탁 트인 웅대한 모습의 사클리켄트 협곡 절경이 펼쳐지는데, 중국 운대산을 끝으로 한동안 협곡을 보지 못했었는데 이곳에서 다시 절경을 보게 돼 탐험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과한 기대였을까? 생각했던 것보다 접근 가능한 길이는 100-150m 남짓밖에 안 되었다.
여름에는 수위가 낮아 좀 더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지만 방문 당시에는 계곡 수위가 생각보다 높아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었다.
이러한 아쉬움을 아는 것인지 아니면 이곳에 앉아 사클리켄트 협곡의 운치를 좀 더 즐기라고 하는 것인지 주변에는 의자가 비치돼 있었다.
비록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중국의 운대산에 있던 협곡처럼 오래 보진 못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중 하나이자 죽기 전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1001곳 중 한 곳을 왔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협곡의 절경을 한동안 눈으로 담다 카쉬로 이동했다.
위치:
○틀로스(Tlos)
○사클리켄트 국립공원(Saklikent Nation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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