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3일 차
2023년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도시로 4위를 차지한 안탈리아에서 첫 관광을 시작하기 위해 고고학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마주한 안탈리아 풍경을 보며 왜 지중해 최대의 휴양지로 꼽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고고학 박물관까지 거리는 3km 정도 되었지만 지중해와 푸른 하늘 그리고 주변에 있는 초록초록함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이 가는 길에 펼쳐져 있어 사진을 찍다 보니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Antalya Archaeology Museum)
튀르키예에서 가장 큰 박물관 중 한 곳으로 5,000점의 전시품들이 13개의 전시실과 야외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전시는 연대순, 주제별로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자연사실(Natural History Hall)
-선사실(Pre-History Hall)
-원사실(Proto-Hisotry Hall)
-고전시대실(Classic Period Hall)
-조각상실(Statuary Hall)
-황제 조각상실(Hall of Imperial Statues)
-석관실(Sarcophagus Hall)
-모자이크실(The Mosaic Hall)
-교회 유물실(Hall of church Artifacts)
-소규모 유물실(Hall of Small Objects)
-주화실(Hall of Coins)
-튀르크·이슬람 시대 유물(Turkish·Islamic Period Works)
-민족지학실(Ethnographic Hall)
*뮤지엄패스 사용 가능
*오디오 가이드: 90리라(영어)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은 안탈리아 인근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어 지금까지 방문한 수많은 고대 도시의 가치 있는 유물들을 한 곳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 있는 박물관이다.
입구로 들어가기 전 튀르키예의 국부 아르튀르크의 한 어록이 새겨져 있었는데, 번역기를 돌려 보니 박물관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면서도 한편으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조국을 소유하는 길은 그 땅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알고, 탄생한 문명을 알고 소유하는 것이다.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은 안탈리아 지도에 있는 고대 도시 지명이 새겨져 있는 지도와 함께 시작된다.
본격적인 박물관 관람의 시작은 자연사실부터 시작되는데, 바로 옆에는 어린이실이 함께 있어 안탈리아에 있는 고대 도시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자연사실보다는 직접 가봤거나 갈 예정인 곳의 모형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좀 더 있었다.
선사·원사실(Pre·Proto-History Hall)
고전시대실(Classic Period Hall)
개인적으로 고전시대실부터 다른 문화권의 유물을 느낄 수 있었다.
국가 유물부터 시작해 고대 도시별 발굴된 유물까지 전시돼 있어 방문했던 곳의 유물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헬레니즘 시대
로마 시대
동로마 시대
고대 도시 뮈라에서 발굴된 유물
고대 도시 페르게
3세기 리키아 연맹 대도시 중 한 곳인 파타라(Patara)에서 발굴된 헤르메스 동상, 로마시대에는 헤르메스를 묘사한 조각품이 거의 없다고 한다.
팔 옆에 있는 돌출부에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울타리를 구성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고대에서 헤르메스는 나그네를 안내하고 보호하는 존재로 여겨져 교차로나 시장 입구에 헤르메스 동상을 세웠다고 하니 아마 이와 관련된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나 싶다.
안탈리아 네크로폴리스에서 발굴된 유물
일반/황제 석상실(Statuary Hall & Imperial Statues)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에 있는 석상실에는 인근에 위치한 고대 도시 페르게에서 출토된 석상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비교적 보존 상태가 양호한 석상들이 전시돼 있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 외에도 헬레니즘 영향을 받아 헬레니즘 영웅과 이집트에서 넘어온 신들도 있었는데, 기독교 공인되기 전까지 로마가 다신교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모자이크실(The Mosaic Hall)
크산토스에서 발굴된 비잔틴 시대의 모자이크와 안탈리아 인근 지역에서 발굴된 모자이크가 전시되고 있다.
12개의 별자리가 그려진 원반
석관실(Sarcophagus Hall)
석관실에는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꼭 봐야 할 11개의 석관 중 2개의 석관이 이곳에 전시돼 있다.
꼭 봐야 할 11개의 석관 중 하나인 Aurelia Botiane Demetria 석관
기둥 사이에 인물들이 묘사되어 있는데, 맨 왼쪽에 있는 여성은 턱을 손에 얹은 채 애도하고 있고 오른쪽에 있는 남성은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펴 우정의 표시를 하고 있다.
중앙부터 맨 오른쪽까지 있는 두루마리를 손에 들고 있는 인물들은 석관 주인이 생애 지혜나 예술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부조되었고 한다.
면적이 작은 측면에는 저승을 상징하는 두 개의 날개 달린 문이 있으며, 문 앞에는 과일로 가득 찬 제단이 있다.
문 왼쪽에는 두루마리를 손에 들고 있는 남성상이, 오른쪽에는 무덤을 지키며 애도하는 여성상이 있다.
반대편 긴 측면에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묘사된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와 아카이아 사이의 세 가지 사건을 묘사한 장면이 있는데, 왼쪽부터 아킬레우스가 무릎을 꿇고 있는 테르시테스의 머리를 잡고 주먹으로 때리려고 하는 장면, 중앙에는 패배를 앞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를 아프로디테가 구름으로 감싸 탈출하는 장면, 마지막으로는 아킬레우스의 무장을 입고 싸운 파트로클로스가 트로이 왕자 헥토르에게 일격을 받아 죽은 후 분노에 가득 찬 아킬레우스가 전투에 참여, 이후 메넬라오스가 파트로클로스의 시체를 전장에서 가져오는 장면이다.
밀수로 해외에서 전시되다 돌려 받은 석관
헤라클레스가 12가지 과업을 수행하는 장면을 담은 석관으로 박물관에서 유명한 석관 중 하나이다.
꼭 봐야 할 11개의 석관 중 또 다른 하나인 Dionysian 석관
석관 네 면에 디오니소스와 관련된 장면이 묘사되어 있어 디오니스소스 이름이 붙은 석관으로, 석관 위에는 주인인 남성과 여성의 석상이 있다.
석관에 묘사된 요소를 고려하였을 때 3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관 앞면에는 디오니소스의 숭배를 금하고 여사제인 마이나스들을 투옥시키는 등 박해로 디오니소스를 모욕한 트라키아의 왕인 리쿠르고스가 신의 처벌로 광기에 빠져 자기 아들을 포도나무로 착각하여 도끼로 찍어 죽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석관실을 끝으로 주요 유물 전시가 끝나고, 2층에는 나머지 5개 전시실을 관람할 수 있다.
주화실(Hall of Coins)
교회 유물실(Hall of church Artifacts) 그리고 소규모 유물실(Hall of Small Objects)
교회 유물실에는 안탈리아 지역에 있는 성 니콜라스 교회의 유물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에는 성 니콜라스의 유해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로마 시대 당시 군단에 25년간 복무 후 전역할 때 받는 일종의 전역증명서와 같은 역할을 한 청동판
마무리
이스탄불에서 이미 고고학 박물관을 방문했던 터라 큰 기대감은 갖지 않고 방문했지만, 막상 방문해 보니 고대 그리스 국가의 주 무대였던 장소인 만큼 이곳에도 그리스·로마 유물이 많았다.
고대 도시 에페수스는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 있지만 에페수스 고고학 박물관에는 유물 수가 별로 없던 반면,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은 인근에 있는 고대 도시 페르게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비교적 많이 전시돼 있어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했다.
고고학 박물관에는 안탈리아 지역에 있는 고대 도시에 대한 설명 그리고 유물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당시 안탈리아 지역을 관리했던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흔적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는 점에서 꼭 방문해야 하는 장소이지 않나 싶다.
관람 소요시간: 약 2시간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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