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3일 차
고고학 박물관 밖으로 나왔을 때는 정오를 넘긴 시간이라 식사를 해결할 겸 안탈리아 올드 바자르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면서도 느꼈지만 안탈리아를 걸으며 보이는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30분이 넘는 시간이 멀게 느껴지진 않았다.
튀르키예를 여행하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푸른 유리에 눈이 그려져 있는 나자르 본주(Nazar boncuğu)
안탈리아 시계탑(Antalya Saat Kulesi) 바로 위에 있는 올드 바자르는 올드타운 바로 위에 위치해 있어 주변이 모두 식당 아니면 기념품 가게로 즐비해 있었다.
올드 바자르(Old Bazaar)
이스탄불에 있는 므스르 차르슈(이집션 바자르)와 그랜드 바자르를 생각하며 갔지만 의류 가게로 즐비했던 안탈리아 올드 바자르였다.
바로 맞은편에는 식당으로 즐비한 우산 거리(Umbrella street)가 있다.
우산 거리를 지나 역사지구 안으로 들어오면 옛날 모습을 간직한 안탈리아 주택을 볼 수 있어 지중해를 보는 풍경과 다른 재미가 있었다.
흐드르륵 타워(Hıdırlık Tower)
2세기 로마 건축물로 하드리아누스 시대 안탈리아 성벽 위에 세워진 탑으로 추정된다.
14미터의 높이로 탑 내부에는 방들이 있는데, 여기서 프레스코화와 무덤으로 추정되는 정사각형의 돌이 발견돼 무덤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한 흐드르륵 타워.
주변으로 특별한 게 있진 않았지만 맞은편에 있는 올림포스 산과 지중해가 담긴 풍경을 볼 수 있고, 바로 옆에 공원까지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바람 쐬러 나와 주변을 거닐고 있었다.
경치가 좋아 주변 카페에서 음료를 사 와 주변 의자에 앉으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드리아누스의 문(Hadrian's Gate)
2세기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117~138년)가 129년 안탈리아를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문으로 튀르키예어로 '세 개의 문(Üçkapılar)'이라고 불린다.
8미터 높이의 하드리아누스의 문은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여느 개선문과는 다르게 3개의 입구 크기가 동일하며, 건물 위 부분 장식인 애틱(Attic, 다락방이라고도 불린다)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애틱 부분에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와 그의 가족 동상이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안탈리아 역사지구(Kaleiçi, 칼레이치)이자 올드타운에 위치한 하드리아누스의 문은 로마에 있는 개선문과는 다르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이전에 로마에서 보던 콘스탄티누스 개선문과는 다르게 애틱(다락방)이 없다는 특징이 있는데, 지역 특색이 묻어나서 그런지 아니면 수도가 아니기 때문에 급을 나눠 건축했는지 생각해 보며 구경했다.
가운데 입구 아래 바닥에는 과거 로마 시대 수레로 인해 닳은 포장도로를 볼 수 있는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도로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안탈리아 역사지구 어디에서나 보이는 이블리 첨탑(미나렛) 옆에는 이마렛 마드라사(Imaret madrasa)가 있는데, 현재는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여러 마드라사 중 하나처럼 상점이 들어서 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는 게 낮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수많은 마드라사를 예산 들여 관리하며 것보다 이렇게 개방하여 유지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 보는 관점이 달라졌고, 우즈베키스탄의 마드라사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블리 미나렛 모스크(Yivli Minaret Mosque)
룸 셀추크 술탄이었던 알라에딘 케이쿠바드(Alaeddin Keykubad) 1세에 의해 지어진 복합 단지 중 한 곳으로 데르비쉬 박물관과 함께 1230년에 지어졌다.
2016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38미터의 이블리 미나렛은 원통형 건물로 정상까지 90개의 계단이 있다고 한다.
데르비쉬 박물관(Dervish Lodge Museum)
룸 셀추크 술탄이었던 알라딘 케이쿠바드(Alaeddin Keykubad) 1세에 의해 건축된 데르비쉬 박물관은 16세기부터 이슬람교의 신비주의, 수피교의 종파 중 하나인 메블라나교(Mevlevi Order) 건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현재 메블라나교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당시 데르비쉬들이 사용했던 물건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슬람교의 한 종파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박물관이라서 그런지 입장료는 무료였다.
이슬람교와는 동떨어진 곳에 사는 우리나라는 기본 교육 과정에서도 이슬람 비중을 크게 다루지 않아 데르비쉬 또는 메블라나교 등의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매우 생소했던 기억이 났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처음 접했을 때 별생각 없었는데, 막상 이곳에 와서 보니 그 수피즘의 창시자인 메블라나 루미가 튀르키예 콘야에 안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여러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데르비쉬의 흔적이 있게 한 창시자 메블라나 루미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 콘야에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함께 들었다.
데르비쉬 의상에서 긴 모자는 시케(Sikke)로 불린다.
검은색, 회색, 갈색, 흰색 등이 있는데, 이는 그들의 무덤에 서게 될 묘비를 의미한다.
검은 망토(Hirka)는 자신이 속한 종파의 교리와 종교법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음을 알리는 한편, 수의를 상징하여 죽음을 통해 알라를 영접하는 의미가 있다.
메블라나교 데르비쉬 그리고 튀르키예의 전통 춤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세마 의식(Sema, '돌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어원적으로 '하늘'이라는 뜻도 있다)은 '죽음의 세계에서 신에 대한 사랑을 끌어내고 영혼을 정화하여 신을 찾는 수피교의 도법'으로 음악과 황홀감 속에 빙글빙글 돌며 신을 영접하는 의식인데, 이렇게 큰 돔 아래에서 의식이 행해졌다고 한다.
의미는 다르겠지만 우리나라의 탈춤과 같은 튀르키예의 전통문화라는 점에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세마 의식을 관람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데르비쉬 박물관 관람 후 나오니 해가 슬슬 지고 있었는데, 푸른 하늘과 구름의 조화가 아우러진 안탈리아의 모습이 예뻤다.
남부를 여행하는 동안 날씨가 매우 좋았는데, 왜 사람들이 지중해로 휴양 오는지 알 것 같았다.
안탈리아 야경
안탈리아의 저녁은 이스탄불과 마찬가지로 거리 주변이 밝았고 특히 역사지구는 사람이 많아 위험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마을이 예쁘고 휴양지답게 여유가 넘쳐 주변 구경도 할 겸 산책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위치:
○올드 바자르(Old Vazaar)
○흐드르륵 타워(Hıdırlık Tower)
○하드리아누스의 문(Hadrian's Gate)
○이블리 미나렛 모스크(Yivli Minaret Mosque)
○데르비쉬 박물관(Dervish Lodge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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