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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안탈리아 (Antalya)

[튀르키예 - 안탈리아7] 고대 도시 페르게

by 떠나볼까 2024.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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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4일 차

목차
I. 안탈리아 카르트 구매 방법
II. 고대 도시 페르게(Perge Ancient City)

 

고대 도시 페르게는 안탈리아 도심에서 약 17km 떨어져 있는 악수(Aksu) 지역에 위치해 있다.

안탈리아 도심에서 트램으로 악수역까지 이동 가능해 안탈리아 도시 구경도 할 겸 트램을 타고 이동했다.

 

안탈리아 카르트 구매 방법

이스탄불과 마찬가지로 안탈리아에서도 트램역 앞에는 카르트를 구매할 수 있는 기계가 설치돼 있어 손쉽게 카르트를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이스탄불과는 다르게 충전용(파란색)/1회용(초록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카르트 가격 6리라가 붙고 아래 금액만큼 사용 가능한 금액이 충전된 카르트를 구매하는 방식인데, 페르게 외에는 트램을 이용할 일이 없을 것 같아 34리라를 선택해 40리라에 카르트를 구매했다.(당시 트램 편도 가격은 17리라였다.)

 

트램역 풍경은 이스탄불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없어 고요했고, 트램 안도 쾌적해 30분 동안 편하게 창문을 통해 주변을 보며 이동할 수 있었다.

도로 한가운데 있는 악수역

 

악수역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위치에 있는 페르게는 마을 안에 있는데, 도심 외곽에 위치한 튀르키예 마을을 가까이 볼 수 있어 가는 길이 심심하진 않았다.

 

고대 도시 페르게(Perge Ancient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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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이주민의 후예인 팜필리아의 도시 중 하나인 페르게는 그리스 도시답게 아크로폴리스가 언덕 위에 있는 도시였으나 여러 국가의 지배로 도시가 확대되다 로마 지배를 받던 2-3세기 로마 영향을 크게 받아 남쪽이 발전되었는데,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대부분의 건물이 이 시기에 건축된 것이라 한다.

46년 사도 바울이 종교 전파를 위해 방문한 도시 중 한 곳으로, 여러 차례 페르게에 머물러 기독교 역사에서 신성한 장소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돼 비잔틴 시대에 기독교인들에게 중요한 도시였다고 한다.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페르게는 현재도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며, 아나톨리아 반도에서 두 번째로 큰 최대 12,000명 수용 가능한 경기장이 있다.
*뮤지엄패스 이용 가능
출처: https://muze.gov.tr/muze-detay?sectionId=PRG01&distId=PRG
출처: https://muze.gov.tr/muze-detay?sectionId=PRG01&distId=PRG

 

오늘날 남아 있는 페르게의 모습은 팍스 로마나 시기의 모습이라 하는데, 입구로 들어가기 전 과거 찬란했던 도시 모습을 모형으로 볼 수 있어 얼마나 거대한 도시였는지 느낄 수 있다.

 

입구로 들어가면 경기장이 관광객들을 반겼고, 페르게 성문 입구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아직 쓰임새를 찾지 못한 잔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로마 문

페르게 도시 관문으로, 페르게는 북을 제외한 동·서·남쪽에 성벽에 둘러진 성벽이 존재했다고 한다. 로마 문으로 불렸던 이 성문은 2세기 말-3세기 초 지어진 것으로 페르게 관문 역할을 했는데, 비교적 형태가 잘 남아 있었다.

파편들이 문 주변 그늘 아래에서 쉬고 있다
복원도

 

로마 문으로 페르게 안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페르게 도시를 볼 수 있는데, 가장 먼저 좌측에는 남쪽 목욕탕, 정면에는 기원전 3세기 헬레니즘 양식으로 지어진 두 개의 탑과 우측에는 아고라가 있다.

 

님파에움 그리고 남쪽 목욕탕

남쪽 목욕탕 바로 옆에는 로마 황제였던 셉티미우스 세베루스님파에움(오늘날의 분수대)이 있는데, 과거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가 페르게를 방문한 것을 기리기 위해 황제 이름을 님파에움 앞에 붙였다고 한다.

 

님파에움 옆에는 남쪽 목욕탕의 입구(Propylon)가 있는데, 현재는 기둥만 온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그 안쪽으로 고대 레슬링∙복싱 연습장이었던 팔라에스트라가 자리하고 있었다.

로마인들은 스포츠를 즐겨 했는데, 이곳에서 운동 후 올리브 오일을 바른 뒤 목욕하며 스트리길(Strigil)로 땀과 때 그리고 먼지 등을 밀었다고 한다.

입구 안쪽에 있는 고대 운동 연습장 또는 체육관인 팔라에스트라(Palaestra)
Strigils and sponges (1879), 우측 여인의 손에 있는 물건이 스트리길(Strigil)이다

 

페르게의 남쪽 목욕탕은 여느 로마 목욕탕과 마찬가지로 총 4개 공간인 아포디테리움(Apodyterium), 프리기다리움(frigidarium), 테피다리움(Tepydarium) 및 칼다리움(Caldarium)으로 구성돼 있다.

 

아포디테리움(Apodyterium): 로마 목욕탕 탈의실로, 목욕하기 위해 옷과 소지품을 맡기는 장소로 사용되었는데, 귀족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노예에게 짐을 맡기고 그렇지 않으면 목욕탕에 소속된 노예가 지키는 경우도 있었다.

 

프리기다리움(frigidarium): 냉탕, 고대 로마인들은 목욕의 가장 마지막 순서로 프리기다리움에 들어갔다고 한다.

 

테피다리움(Tepydarium): 미온탕, 로마인들은 목욕탕에 오는 이유가 목욕 목적도 있지만 사교 목적도 있었는데, 테피다리움은 그러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장소였다고 한다.

테오도르 샤세리오의 테피다리움, 1840년 폼페이 여행 후 영감을 받아 그렸다고 한다. 그림과 같이 목욕보다는 사교에 치중된 모습을 알 수 있다.

 

칼다리움(Caldarium): 온탕, 우리나라의 온돌 형식인 히포카우스툼(Hypocaustum) 방식으로 바닥과 지면 사이의 낮은 타일 기둥을 세운 후 불을 지펴 열기로 가열하는 식으로 온탕을 관리했다고 한다. 

 

헬레니즘 탑 그리고 하드리아누스 아치 

페르게 중앙 거리 시작 부분에는 헬레니즘 양식의 두 개의 탑과 2층으로 3개의 아치가 구성되어 있던 하드리아누스 아치가 있다.

페르게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헬레니즘 시대에는 도시 방어용으로 건축, 이후 로마 시대 때 두 탑 사이를 화려하게 장식한 하드리아누스 아치가 증축되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아치의 모습은 없고 헬레니즘 탑도 위태롭게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헬레니즘 시대에 지어진 탑
헬레니즘 탑 뒤에 있던 하드리아누스 아치 자리, 현재는 그 모습이 남아 있지 않았다.
헬레니즘 탑 복원도
하드리아누스 아치 복원도

 

아고라

 

페르게 중심 열주 거리(The columned main street)

페르게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모든 거리를 연결하고 있는 이 중심 거리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2세기 전반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통치하던 시기 대규모 건설 공사를 하였다고 한다

 

남과 북을 잇는 중심 거리는 길이 480m, 폭 22m로 보행자와 마차 모두 이용했던 거리로, 거리 중앙에는 북쪽의 님파에움(NymPhaeum)에서 흐르는 물이 수로를 따라 남쪽으로 흘렀고, 양옆으로는 상점들로 즐비하였다고 한다.

 

폭 2m에 깊이 0.78m-1.2m의 수로는 8미터마다 석회암 블록이 설치돼 흐르는 물의 유속을 줄이고 흙이 바닥으로 가라앉게 하여 수로 전체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였다고 하는데, 기술 발전 수준만 다를 뿐 로마인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거리가 긴 만큼 중간중간 수로 가운데에 작은 다리를 놓아 보행자가 통과할 수 있게 만들었다.

 

페르게 서쪽 거리(The columned western street) 

중앙 거리를 올라가다 보면 교차로에서 유독 서쪽 거리가 돋보인다.

서쪽에 있는 네크로폴리스까지 이어지는 서쪽 거리는 길이 460m 폭 8m의 거리로, 이곳에서는 비교적 잘 보존된 모자이크를 볼 수 있다.

 

고대 연습장과 체육관, 지금 기준으로도 면적이 꽤 큰데, 체육 공간이 있어 주변으로 목욕탕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상점 거리 쪽을 가다 보면 한 곳만 유독 철문으로 닫힌 방을 볼 수 있다.

서쪽 거리에 있는 모자이크 방으로, 이곳에는 트로이 전쟁의 한 장면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이 그의 딸인 이피게네이아(Iphigeneia)를 희생시키는 장면을 묘사한 모자이크가 있다.

이 방은 상점보다는 종교적 장소로 사용되었으며, 5-6세기 비잔틴 시대에는 보건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카라칼라 님파에움

 

방문 당시 복원이 덜 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안전 문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밖으로 나갈 수 없어 다시 발걸음을 돌려 북쪽 거리로 갔다.

 

북쪽 거리 끝에는 박물관에서도 보았던 케스트로스의 님파에움(The nympahion of Kestros)이 있다. 

페르게에 있는 케스트로스 동상은 복제품으로, 실제 석상은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된 진본의 케스트로스 석상
복원도

 

케스트로스의 님파에움 뒤로는 아크로폴리스로 연결된 길이지만 현재는 중턱까지 연결돼 페르게 전망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지금은 뼈대만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위에서 페르게를 보니 촘촘히 연결된 로마의 도로가 다시 한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왜 과거 사람들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을 즐겨 사용했는지 이곳을 보며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로마 경기장(Stadium)

페르게 유적지를 나가기 전 아껴두어 마지막에 보려고 했던 로마 경기장으로 갔다.

입구 바로 앞에 위치한 경기장은 지금까지 보았던 경기장 중 단연코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총 길이 234m의 경기장은 고대 도시 아프로디시아스에 이은 두 번째로 큰 경기장으로 12,000명 수용 가능했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경기장과 모습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이용하는 데 별 차이가 없어 지금도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처럼 과거 로마인들도 이곳에서 스포츠를 즐겨 했다는 것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곳 다 똑같았나 보다.

 

극장(Theater)

페르게 극장은 과거에는 한 구역 안에 경기장과 위치해 있었겠지만 지금은 도로를 두고 떨어져 있었고 별도로 요금을 받아 들어가야 했지만 뮤지엄 패스 이용이 가능해 온 김에 들어갔다.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최대 12,000명까지 수용 가능했다고 하는데,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과 맞춘 것 같았다. 

반대편 도로에 있는 페르게 극장

 

별도로 요금을 받아서 그런지 내부에는 사람이 없어 고요함 속에서 극장을 구경할 수 있었다.

 

마무리

고대 도시를 많이 방문했지만 방문할 때마다 로마가 남긴 흔적들을 보며 매번 새로운 지식을 배우게 되는데, 이것이 여행의 묘미이지 않나 싶다.

 

로마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 이곳 페르게에서 그 흔적을 관찰하고 사유함으로써 정작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깨닫지 못한 로마의 새로운 면에 대해 좀 더 알게 돼 값진 시간이 되었다.

 

관람 소요시간: 약 2시간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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