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7일 차
롤드컵 결승 시청 목적으로 하루 동안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뒤 괴레메에 도착한 지 3일 차 되던 날에 본격적으로 관광을 시작, 첫 행선지로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괴레메 야외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Göreme Open-Air Museum)
260만 년 전 에르지에스 산(Mount Erciyes) 폭발로 응회암과 현무암 층이 그 위를 덮은 뒤 풍화와 침식 작용이 오랜 시간 반복되며 현재의 기암괴석들이 만들어진 카파도키아 지역에 로마 시대의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살며 응회암 재질의 부드러운 동굴을 파 교회를 만들고 그 암굴 교회 안에 성화들을 그렸는데,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잘 남아 있어 1985년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된 장소이다.
카파도키아 지역에 있는 동굴 교회 곳곳에 프레스코화가 훼손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비잔틴 성상 파괴 운동과 이슬람 세력에 의해 훼손되었다고 한다.
비잔틴 회화의 걸작으로 카파도키아에서 프레스코화가 가장 잘 보존된 암흑 교회가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 있다.
*튀르키예 뮤지엄패스 이용 가능
*오디오 가이드: 130리라
*주차 요금: 30리라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에 등재된 괴레메 국립공원 안에 있는 괴레메 야외 박물관은 과거 로마 시대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되던 곳으로, 교회와 수도원 그리고 예배당이 남아 있는 곳이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은 총 14곳의 동굴 교회(수도원 포함)가 있는데, 동굴 안에 있는 교회라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 있어 매우 새롭게 다가와 사진으로 담고 싶었지만 보존을 위해서인지 아쉽게도 내부 사진은 촬영이 불가했다.
각 동굴 교회에는 소박한 프레스코화부터 화려한 프레스코화까지 보존돼 있는데,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 남아 있는 프레스코화는 곳곳에 있는 안내판에서 볼 수 있어 각 암굴 교회마다 어느 프레스코화가 대표적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시작까지만 하더라도 좋았던 날씨가 금세 흐려졌고 바람도 많이 불어 11월의 카파도키아는 왜 비수기인지 날씨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엘말르(사과) 교회(Elmalı Kilisesi)
1050년경에 지어진 사과 교회.
사과라는 이름은 중앙 앱스(Apse)에 있는 대천사 미카엘의 왼손에 붉은 구체가 있는 것을 사과로 빗대어 표현 또는 근처에 사과나무가 자라 사과 교회라고 불렸다고 한다.
제단 우측에는 물고기가 그려져 있는 최후의 만찬 성화가 있는데, 그리스어로 물고기를 뜻하는 ΙΧΘΥΣ(익투스)는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뜻해 이를 비유하여 물고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성 바르바라 예배당(Chapel of St. Barbara)
11세기 후반에 지어진 바르바라 예배당은 인근에서 구하기 쉬운 붉은 황토색으로 기하학적 패턴을 그려져 있는데, 다른 암굴 교회와 비교하면 비교적 단순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북쪽 벽에 성 조지와 테오도르가 말을 타고 용과 뱀에 맞서 싸우는 프레스코화가 있다.
(성 오누프리우스) 을란르(뱀) 교회(Yılanlı Kilise)
낮은 천장과 긴 본당이 있는 아치형 교회로, 이곳 역시 성 조지와 성 테오도르가 용(또는 뱀)을 죽이는 프레스코화 장면이 있는데, 프레스코화에 뱀(혹은 용)이 있어 뱀 교회라고도 불린다.
교회 안에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와 그의 어머니 헬레나가 십자가를 든 프레스코화도 있다.
교회 외에도 곳곳에는 식품 저장실, 주방 및 식당 등이 있어 과거 단체 생활한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일부 암굴 교회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하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괴레메 전경은 카파도키아에 와 있다는 느낌을 물씬 나게 했다.
카란륵(암흑) 교회(Kananlık Kilise)
빛이 잘 들지 않아 암흑 교회라 불리는 카란륵 교회는 11세기 교회로, 카파도키아에 있는 암굴 교회 중 가장 프레스코화가 잘 보존된 교회로 내부에는 신약 성서 장면들이 표현돼 있다.
그래서 그런지 별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었는데, 뮤지엄패스 이용이 가능해 바로 내부로 들어갔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 내부를 보자마자 연신 감탄이 흘러나왔다.
종교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하여 어느 장면을 묘사했는지 알 순 없었지만, 적어도 박해를 피해 이곳에서 믿음을 지키고자 하는 과거 사람들의 절실함이 이 성화를 있게 한 점에서 그 신앙심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는 있었다.
차르클르(신발) 교회(Çarıklı Kilise)
교회 입구에 있는 프레스코화 하단에 두 개의 발자국이 있어 신발 교회라 불리는데, 이 프레스코화는 예루살렘 승천 교회에 있는 것과 똑같은 프레스코화라고 한다.
날씨가 변덕스러워 개었다가 갑자기 흐려지는 등 반복적으로 바뀌어 이 날은 맑은 날씨 속 카파도키아를 온전히 즐기진 못했지만 야외 박물관은 외부보다 암굴 교회 내부를 보는 관람 형식이라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마무리
종교 역사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있다면 프레스코화의 배경에 대해 알 수 있어 오디오 가이드가 필요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부족한 부분을 설명판에도 알 수 있지만 없는 부분까지 오디오 가이드가 자세히 설명해 줘 언어적 문제가 없다면 대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뮤지엄패스가 없어 암흑 교회 입장을 고민한다면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암흑 교회는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된 암굴 교회로, 다른 암굴 교회보다 프레스코화가 화려할 뿐만 아니라 당시 믿음 하나로 카파도키아까지 와 신앙생활을 한 과거 사람들이 남긴 경이로운 흔적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장소이다.
관람 소요시간: 약 1시간 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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