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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히바 (Khiva)

[우즈베키스탄 - 히바1] 이찬 칼라

by 떠나볼까 202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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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수요일 (여행 13일차)

 

이찬 칼라는 부하라 역사 지구처럼 도심지 (이찬 칼라)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다. 비록 부하라보다 규모도 작고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물은 거의 없지만(대분의 건물이 18~19세기에 건설되었다)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건축이 잘 보존되었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아서인데, 부하라에서는 군데군데 남아 있던 모습이 확실히 이곳 이찬 칼라에서는 모두 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성벽은 부하라와 스타일이 비슷했다

 

마지막 여정이어서 그런지 한적한 곳에서 지저귀는 새소리와 함께 쉬고 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져 한동안 멍 때리다 정신 차리고 이동했다.

 

칼타 미노르 미나렛 (Kalta Minor Minaret)
우즈벡어로 '짧은 미나렛'이라는 뜻을 가진 칼타 미노르 미나렛은 1852년에 착공되었으나 1855년에 중단돼 현재까지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는 미나렛이다.
동양에서 가장 높은 미나렛을 만들고자 당시 히바 칸국을 통치하던 무함마드 아만 칸 (Muhammad Amin Khan)의 명령으로 지어졌는데, 원래는 높이가 70-80미터로 지을 예정이었으나 29미터 높이에 도달할 때 칸의 사망으로 건축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이찬 칼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미나렛은 가장 높은 이슬람 호자 미나렛보다는 알록달록한 칼타 미노르 미나렛이 아닐까 싶다. 

서문과 쿠냐 요새 바로 옆에 있는 칼타 미노르 미나렛은 칸의 사망으로 건축이 중단되었다고 전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부하라 토후국에서도 히바가 미나렛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동일한 미나렛을 짓고자 히바의 건축가들을 동원하려 했지만, 히바의 칸이 이를 용납하지 않고 건축이 완공되는 즉시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져 이 소식을 들은 건축가가 몰래 도망가 현재의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다는 말이 전해진다.

아이스크림 꿀맛!

 

정상적으로 완공되었다면 히바가 좀 더 유명한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장소에서 웨딩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찬 칼라는 역사 지구가 작고 관광객이 이동할 곳이 한정적이다 보니 가는 길마다 길거리에는 이렇게 상점들이 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석양 무렵

 

팔라반 마무드 단지 (Pahlavan Mahmud Complex)
팔라판 마무드 영묘 (Mausoleum of Pahlavan Mahmud)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이자 철학자 그리고 전설적인 레슬링 선수였던 팔라반 마무드의 영묘.
초기에는 작업장 근처에 묻혀 규모가 작았으나, 히바의 수호성인으로 숭배되기 시작하며 18세기 무함마드 라힘 칸 1세와 그의 아들 알라쿨리 칸 (Alla-kuli Khan)에 의해 카나카와 모스크 등이 증축돼 19세기에 오늘날의 단지가 만들어졌다.
이곳에는 팔라반 마무드 외에도 무함마드 라힘 칸 1세, 아불 가지 바하두르 칸 및 일바르스 2세 칸의 영묘가 있어 수호성인과 칸 영묘의 복합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영묘 바로 맞은편에는 페르시아 마슈하드 (Mashhad)에서 데리고 온 5,000명의 페르시아 노예들이 지은 셰르가지 칸 마드라사 (Shergazi-Khan Madrasah)가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노예들은 노동의 대가로 자유를 약속받았으나 1년 후 공사가 끝나갈 무렵 공사를 지연시킨 후 시찰 나오다 분노한 노예들에게 살해당했다고 전해진다.
히바와 주변 왕국의 유명한 시인들과 학자들이 이곳에서 공부해 '지식의 장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요금:
성인 25,000 so'm
미성년자 (7-16세) 15,000so'm
사진 및 비디오 촬영 15,000so'm
투어 (인당)
10,000so'm
팔라반 마무드 영묘 (좌), 셰르가지 칸 마드라사 (우)

 

이찬 칼라에 도착해 주변을 한 바퀴 돌면 칼타 미노르 미나렛과 함께 청록색 돔이 가장 눈에 띄는데, 이 청록색 돔의 주인이 바로 팔라반 마무드 영묘의 건물이다.

 

이곳은 통합 입장권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별도의 요금을 받고 있는데, 종교적인 관점에서 무슬림이 아니라 이슬람 수호성인의 영묘를 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히바 칸들의 영묘이기도 한 이곳은 내부가 매우 정교하고 화려해 볼 가치가 있어 고민한다면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팔라반 마무드 영묘
팔라반 마무드 영묘 메인 건물 천장
과거 히바 칸의 영묘들
팔라반 마무드 영묘 건설에 지원한 알라쿨리 칸의 영묘

 

이슬람 호자 단지 (호자 마드라사 & 호자 미나렛)
이슬람 호자 단지는 당시 재상이었던 이슬람 호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아스판디야로프 칸 (Isfandiyar Khan)의 주도로 1908년에 착공해 1910년에 지어진 단지이다.
이슬람 호자는 재상이기 전에 개혁가이기도 했는데, 기존 전통주의적이고 보수적인 히바를 바꾸기 위해 서구화하려고 노력하여 칸국 최초로 여러 서구 건물들이 들어서는데 기여하였으나 보수파에 의해 살해당했다.

마드라사는 42개의 후즈라와 커다란 돔형 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슬람 호자 미나렛은 높이 56.6미터로 부하라의 칼란 미나렛보다 높이가 높을 정도로 이찬 칼라 어디에서는 호자 미나렛을 볼 수 있다.
45미터 높이에 전망대가 있어 히바 전망을 보기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가장 높은 미나렛을 따라가면 이슬람 호자 단지에 쉽게 갈 수 있다. 아쉽게도 방문했을 당시에는 미나렛을 올라갈 수 없어 마드라사만 구경할 수 있었다.

왜 방문 당시 문은 굳건히 닫혀있었을까..

 

이슬람 호자 마드라사는 일반 마드라사와 달리 안뜰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닌 직사각형 구조의 마드라사 변을 한 바퀴 도는 구조로, 통로에는 당시 사용했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어 가볍게 한 바퀴 돌고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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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에 지어진 건물이라 그런지 볼만한 전시품은 딱히 없었다
석양 무렵 이슬람 호자 단지


석양 모습을 담기 위해 이찬 칼라 구석구석 돌아다녔는데, 사마르칸트 그리고 부하라를 여행하며 느꼈지만 확실히 중앙아시아는 낮과 석양 그리고 야경을 모두 봐야 한다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팔라반 마무드 영묘 근처의 한 기념품 가게
팔라반 마무드 영묘 근처의 한 기념품 가게

 

주마 모스크 (Juma Mosque)
10세기에 처음 지어진 뒤 여러 번의 재건을 통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 주마 모스크는 일반 모스크와는 다르게 포털, 돔 그리고 안뜰이 없는 독특한 사원이다.
사원 안에는 3미터 간격으로 총 212개의 기둥이 있는데, 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원답게 21개의 기둥은 10-12세기 기둥으로 고대 아랍어인 쿠픽(Kufic)과 나스크(Naskh) 글씨체의 비문이 새겨져 있으며,  나중에 만들어진 꽃과 식물 장식이 있는 기둥은 18-19세기에 지어졌다.
그중 가장 오래된 기둥은 과거 호레즘 수도였던 카트 (Kath, 오늘날의 베루니시)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모스크 옆에 있는 미나렛은 높이가 32.5미터로, 크기가 다른 81개의 계단을 통해 오를 수 있다.

 

주마 모스크 안에 들어선 순간 내부를 가득 채운 수많은 나무 기둥 때문인지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본 메스키타가 생각이 났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우즈베키스탄까지 거리가 상당할 텐데 한때 모두 이슬람 문화권이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느껴진 순간이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주 코르도바에 있는 메스키타는 돌기둥이지만 주마 모스크와 비슷한 느낌을 가졌다

 

주마 모스크는 기둥의 제작 연도가 각기 달라 사로 다른 문양의 기둥을 볼 수 있다.

정오쯤에 가면 빛이 반사돼 환한 상태에서 모스크 안을 볼 수 있는데, 반대로 석양쯤에 가면 낮과는 다른 모습의 내부를 볼 수 있어 다른 분위기의 주마 모스크를 느낄 수 있다.

 

석양 무렵의 주마 모스크

석양 무렵 주마 모스크
석양 무렵 주마 모스크
석양 무렵 주마 모스크

 

방문 당시 모스크 가운데에서 한 아주머니가 손뜨개를 하고 계셨었는데, 물건들이 아기자기해 충동구매할 뻔했지만 다른 사람이랑 10분 넘게 얘기하고 계셔 그냥 나왔다.

사진으로 보니 또 후회된다

 

쿠냐 요새 (Kunya Ark)
1920년 호레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전까지 히바 통치자인 칸의 거주지로 사용된 장소.
이찬 칼라 서쪽에 있는 쿠냐 요새의 모습은 12세기에 Ak-Sheikh Bobo 요새 (오늘날 전망대로 사용되고 있다)에서 시작해 1686-1688년 아랑 칸 (Arang Khan)에 의해 확장되었으며, 수세기에 걸쳐 확장되다 18세기말에 '도시 안의 도시'가 돼 이찬 칼라와 분리, 오늘날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한때 요새는 칸의 사무실, 리셉션 홀, 하렘, 겨울 및 여름 모스크, 다용도실, 마구간, 창고, 조폐국 및 작업장 등으로 구성되었지만 현재는 몇 개의 건물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쿠냐 요새는 도시 안의 도시라는 뜻인데, 단어가 뜻하는 의미답게 이찬 칼라 안에서도 이렇게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히바 통합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는데, 여기서 구매한 통합권은 이찬 칼라 곳곳에 있는 15곳의 박물관을 입장할 수 있다.

2일 통합권

 

안으로 들어와 오른쪽으로 들어오면 정면은 Ak-Sheikh Bobo (전망대), 우측에는 다른 건물들이 연결되어 있는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미나렛에 비하면 전망대 높이는 낮지만 확 트인 곳에서 이찬 칼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2세기 이 부지에서 최초로 지어진 요새

 

전망대를 내려와 왼쪽으로 가면 쿠르니시 칸 (Kurnish Khan) 궁전으로 갈 수 있는데, 과거에는 리셉션 홀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호레즘 역사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운데 (왼쪽 원형)는 집행 장소였다고 한다

 

호레즘 지역의 신석기시대 전시관에는 다음 날 방문할 요새들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히바를 방문한 가장 큰 목적이 요새라서 그런지 흥미롭게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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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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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조전시관

 

석양 그리고 야경

전망대에서 바라본 이찬 칼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는데, 사마르칸트와 부하라에서는 역사 지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없었지만 이곳 히바에서는 쿠냐 요새 안에서 볼 수 있어 40분 정도 해가 지는 모습을 감상하며 히바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이찬칼라 전망

 

마무리

사실 히바 여행은 도심지에 있는 이찬 칼라보다 아야즈 칼라와 같은 사막에 있는 요새들이 보고 싶어 방문한 거라 하루만 시간을 보냈는데, 개인적으로 이찬 칼라를 여유롭게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이찬 칼라가 작긴 하지만 여행 스타일이 여유로움과 어울린다면 이곳에서 2일 있는 것을 추천한다.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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