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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히바 (Khiva)

[우즈베키스탄 - 히바3] 고대 요새2 (아야즈 칼라 & 잠바스 칼라)

by 떠나볼까 202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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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0 목요일 (여행 14일차)

오전 10시에 출발해서 그런지 사이트에 공유된 일정과는 반대의 순서로 갔다.

키질 칼라와 토프락 칼라를 보니 이미 오후 1시 30분이 넘어 아야즈 칼라 가기 전 중간에 위치한 '보스톤'이라는 마을에 잠시 들려 점심을 먹고 다시 이동했다.

이제는 뜨거운 차와 함께 식사하는 게 적응됐다

 

식당에 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웬 나귀 한 마리가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자주 지나가던 길이었는지 알아서 가고 있었는데 이 광경이 신기하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끌벅적한 곳에 있다 조용한 곳에 있으니 여유롭게 차 한잔 하며 여유를 즐기고 싶었지만 직장인에게 주어진 휴가 시간은 많지 않아 바로 아야즈 칼라를 보러 이동했다.

 

아야즈 칼라
우르겐치에서 70km, 아랄해에서는 200km 떨어진 키질쿰 사막(Kyzylkum) 한가운데 위치한 세 개의 요새로 구성된 아야즈 칼라는 기원전 4세기에서 기원후 7세기 사이에 지어진 쿠샨 왕조 시대의 요새 유적이다.
1300년 동안 방치되다 20세기 초 러시아 고고학자에 의해 재발견되었다.

자연 고도에 따라 상·중·하 위치에 있는 요새 중 가장 위에 있는 1호는 기원전 4세기에 지어져 도시가 아닌 국경의 일부를 유목민의 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용도로 쿠샨 왕조의 군사 기지를 수용하는 역할로 사용되었으며, 발굴 과정에서 철제 단검, 창·화살촉, 청동 및 금으로 만든 제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중턱에 위치한 2호는 6세기 이후 쿠샨 왕조 멸망 후 고대 호레즘 지역을 다스린 이란계 왕조인 아프리그 (Afrighids) 시대 때 지어진 건물로, 봉건 영주의 거주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가장 하단에 있는 3호는 1-2세기에 건축된 카라칼팍스탄에서 가장 큰 요새 중 하나다. 1호와 비교해 66% 더 크지만 외벽의 구조는 1호와 유사하다. 이 요새는 쿠샨 왕조 시기 군대, 통치자 거주지 및 지역 주민을 위한 피난처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보스톤' 마을에서 약 30분 정도 위로 올라가면 아야즈 칼라에 도착하는데, 멀리서 봐도 앞서 봤던 키질 칼라와 토프락 칼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했다.

 

차에서 내린 뒤 10분 남짓 올라가면 요새에 도달할 수 있는데, 비록 예전의 찬란한 위용을 온전히 느낄 순 없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거대한 모습에서 감탄이 나왔다.

 

다른 요새들과 마찬가지로 아야즈 칼라도 요새를 두르는 성벽을 제외하고는 내부는 텅 비었지만 앞서 봤던 요새들과는 다르게 성벽길이 상층과 하층으로 구성되어 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아야즈 칼라는 큰 규모답게 이곳을 제외하고도 주변으로 2호와 3호가 있고, 이 외에도 곳곳에서 그 흔적들이 남아 있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턱에 위치한 2호는 더 높은 위치에 있는 1호에서도 볼 수 있는데, 2호 또한 언덕 위에 요새가 위치해 있어 멀리서 보니 이스라엘에 있는 마사다 요새와 조금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야즈 칼라 2호 주변 주거지

 

한 바퀴를 도는데 시간은 조금 걸리긴 했지만 구석구석 보는 재미가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어 모습을 잃기 전 눈에 담기 위해 도는 것을 추천한다.

요새 타워 위에서 바라 본 아야즈 칼라 주변 경치

 

한가운데 우뚝 솟은 아야즈 칼라를 제외하고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 지평선만 보였다. 해가 지고 있어 태양이 비교적 컸는데 큰 태양과 함께 사막을 보니 미국 서부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의 중앙아시아 사막을 기억하고자 사진으로 담았다.

미국 서부 도로가 떠오르는 아야즈 칼라 앞 도로

 

요새 밑에는 유르트가 있어 성수기 때는 유르트에서 1박을 보낼 수 있는데 내가 방문한 10월에는 운영을 하고 있진 않았고 앞에 낙타 구경과 함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사막 한가운데에서 밤하늘을 볼 수 있기도 하고 조용한 곳에서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길 것 같아 나중에 다시 방문한다면 이용해 보고 싶다.

 

잠바스 칼라
기원전 4세기에 건설된 초기 국경 요새의 한 곳인 잠바스 칼라는 다른 요새와는 다르게 유일하게 탑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성벽의 높이는 최대 20미터에 이르며,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외벽에는 폭이 20cm인 화살표 모양의 좁은 구멍이 아래쪽으로 경사진 채로 지그재그로 배열되어 있는데 이는 화살을 쏘기 편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인데, 요새 특징답게 요새 주변에는 엄청난 수의 금속 화살촉이 발견되었다.
잠바스 칼라에는 2,000명의 군인 외 주거용 건물로 채워져 있었으며, 시장 등이 중앙 30m 너비의 거리와 골목으로 연결, 주도로는 북문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며 이곳에는 기념비적인 건물이 있던 곳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불의 사원이 있던 곳으로 추정된다.

 

아야즈 칼라를 보는 게 이번 투어의 주목적이었기에 아야즈 칼라를 본 뒤 남은 고대 요새에는 별 거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잠바스 칼라에 도착 후 오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고대 요새라 해도 목적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상이한데, 잠바스 칼라는 화살촉 모양의 좁은 구멍이 지그재그로 배열된 새로운 모양의 고대 요새여서 조금 특이했다.

 

내부는 아야즈 칼라와 마찬가지로 성벽 길 외에는 남아 있지 않았지만 성벽에는 화살촉 모양의 구멍이 기하학적 문양처럼 즐비해 다른 느낌을 주었다.

 

잠바스 칼라를 둘러볼 때쯤에는 석양이 지고 있었는데,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며 처음으로 사막 한복판에서 석양 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고요해지며 나중에 사막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바스 칼라 이후에는 Angka-kala와 Guldurson-kala를 들렸지만 앞에서 시간을 많이 소비하기도 했고 이미 해가 떨어져 어두워져 제대로 보지 못하고 공항으로 돌아왔다.

긴 하루였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른 양식의 고대 요새를 보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바를 방문한다면 이찬칼라 안에서 관광하는 것도 좋지만 부하라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은 없기 때문에 이왕 이곳에 온 거, 좀 더 이색적인 체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중앙아시아 고대 문명의 유산을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위치:

△아야즈 칼라

△잠바스 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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