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일 차
본격적인 이스탄불 관광을 위해 첫 방문 박물관으로 정해진 고고학 박물관에서 뮤지엄패스를 구매할 겸 이동했다.
(뮤지엄패스 정리는 아래에서 확인 가능)
2023.12.25 - [튀르키예] - 튀르키예 뮤지엄패스 정리
관광지는 트램으로 잘 연결돼 있어 빨간색 라인의 트램만 타면 인근 관광지는 다 갈 수 있으며, 고고학 박물관은 귈하네 트램역에서 하차 후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있다.
튀르키예 리라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건 지난해부터 매스컴 통해 알고 있었고, 가치 하락이 예전만큼 크지 않아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입장권 판매소에서 보인 금액은 여행 전 알아보던 금액보다 더 올라 4,000리라로 판매하고 있었다🙃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튀르키예 최초의 고고학 박물관이자 세계 5대 고고학 박물관 중 한 곳으로, 1472년 오스만 시절에 지어진 타일 키오스크 박물관, 고대 동양 작품 박물관과 함께 구성되어 있는 박물관 단지다.
고고학 박물관에는 100만 점 이상 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중에는 알렉산더 석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물들도 있다.
뮤지엄패스 구매 후 안으로 들어가면 이슬람 국가와는 사뭇 다른 양식의 건물이 있는데, 지금은 보수 공사 중이지만 오스만 초기 건축 양식을 보이는 타일 키오스크 박물관과는 다르게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에 영향받아 안에 있는 전시품과 같은 시대를 반영한 고대 그리스·로마풍 고고학 박물관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주변으로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고고학 박물관 앞에 있는 조각상은 얼굴 마모가 심해 아름다움보다는 공포감을 자아냈다.
안으로 들어가면 한 석상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과거 오스만 제국 시절 초승달 지대를 다스렸던 튀르키예가 페르시아의 고대 왕조 아케메네스의 유물을 가져온 석상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이집트 음악, 성(性) 그리고 수호의 신인 베스(Bes)였다.
베스를 정면 기준으로 했을 때 왼쪽에는 석관, 오른쪽으로는 시대별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시작 방향은 오른쪽부터 돌면 되는데, 베스 앞에서 사진 찍고 있을 때 한 무리의 팀이 왼쪽으로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갔다 역방향으로 보고 왔다🙃
1층
고고학 박물관의 가장 첫 전시실은 기원전 18세기부터 13세기까지 아나톨리아 반도를 지배했던 고대 국가인 히타이트와 이란의 고대 국가인 아케메네스 왕조 시기 그리고 과거 오스만 제국 시절의 영토에 있던 유물들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 곳곳에는 전시품의 이해를 돕고자 벽면에 그림도 함께 있는데, 알렉산더 조각상이 있는 곳에는 이렇게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 군대와 페르시아 군대가 싸우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끝에는 그리스·로마 조각상들이 있는데, 일반 여인상부터 로마 황제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들의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
2층에는 트로이와 에게해 인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흥미로웠던 점은 기원전 12세기 바다 민족 이주에 따른 에게해 인근 문화의 암흑기 설명이 있어 재미있게 봤다.
1층 - 석관실
1층 석관실에는 고고학 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알렉산더 석관'이 전시되어 있다.
이름만 알렉산더 석관일 뿐 실제 관의 주인은 시돈의 마지막 왕인 아브달로니모스라고 한다. 헤파이스티온 장군에 의해 통치자로 임명된 아브달로니모스는 알렉산더와 함께한 이수스 전투가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것을 알았는지 그 장면을 석관을 통해 위대했던 정복자 알렉산더의 옆에 함께 한 자신의 모습을 남겼지만, 목적과는 다르게 오늘날 석관의 이름은 '알렉산더 석관'으로 불리고 있다.
비록 목적과는 다르게 알려졌지만, 오히려 알렉산더를 담아낸 석관 덕분에 지금까지도 본인의 이름도 함께 오르내린다는 점에서는 그 목적을 이룬 것 같다.
지붕 위에 사자와 그리핀 그리고 뿔이 있는 사자 머리는 이 석관의 수호신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날개는 죽은 자의 영혼을 하늘로 운반하는 독수리를 상징한다고 한다.
석관의 연대는 기원전 312-307년 사이로 추정되며, 4면에 있는 각기 다른 배경을 제외한 석관 지붕 위와 그 끝에 장식되어 있는 여성의 얼굴은 당시 소아시아의 자연의 여신인 아타르가티스(Atargatis)이다.
자연의 죽음과 부활을 상징을 나타내기 위해 보라색 바탕의 포도덩굴 주변에 노란색으로 덮여 있는데, 이는 죽음과 부활을 상징하는 아타르가티스 여신을 연관 짓기 위해 그려진 것이라 한다.
끝으로는 애도하는 여인들의 석관이 있는데, 이는 부조 이름을 따서 명명, 발굴 당시에는 이미 도굴된 상태였다고 한다.
석관에 묘사되어 있는 여인들은 그리스 이상주의에 따라 다양한 자세로 한 18개의 슬픈 얼굴로 장식되어 있는데, 윗면에는 페르시아 문화와 관련된 장례식이 그려져 있다.
박물관 내부를 나와 밖으로 나오면 주변에도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 비잔틴 시절 지하 저수지로 사용했던 예레바탄 사라이에 있는 메두사의 머리도 있어 부지 자체가 볼거리로 가득했다.
마무리
헬레니즘의 중심인 이스탄불에 있는 고고학 박물관은 가기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는데 방문 당시 오리엔탈 박물관과 타일 키오스크 박물관은 보수 공사 중이어서 아쉬웠지만 고고학 박물관으로도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고, 서양사에서 특히 로마사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기대한 만큼 많은 유물들을 접할 수 있어 만족했다.
이스탄불에 체류하는 시간이 짧다면 어쩔 수 없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역사에 관심 없다 하더라도 이곳에 방문하여 알렉산더 석관을 비롯한 아나톨리아 반도에서 흥망성쇠 한 국가들의 흔적을 보며 튀르키예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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